22일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한일(韓日)갈등에서 일본정부 편드는 친일파 우후죽순 드러났다며 선동
이영훈 前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비롯한 연구자들도 '친일파'..."『반일종족주의』 북콘서트도 경부선 라인에서만 열렸다"
이번 한일(韓日)갈등, 친일파 제거 계기 돼야..."한일관계도 전면적으로 재설정해야" 주장
낙성대경제연구소 및 이승만학당 관계자, "책이나 논문 내용에 대해선 일절 반박 못해"

방송인 김의성과 주진우가 월요일 밤 10시마다 진행하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지난 22일 방송에서 이영훈 前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위시로 한 학술 연구자들을 ‘친일파’, ‘토착왜구’ 등으로 낙인찍으며 청산 대상으로 지목했다. 공중파 방송으로부터 일방적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은 이날 방송에 대한 대응 마련에 나섰다.

‘스트레이트’는 방송인 김의성과 주진우가 MBC 기자 두 사람과 둘러 앉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22일 방송에서 “추적, 아베에 화답하는 조선일보와 친일세력”이라는 주제를 다뤘다.

이 과정에서 김의성과 주진우는 국내 친일파들이 아베 총리와 마찬가지로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서도 인정한 ‘개인 청구권’을 부정하고 있다는 식으로 조명하기 시작했다. 이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주말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일청구권 협정과 그 이후 대법원 판결들을 옹호했던 지점과 거의 같은 시각이라고 볼 수 있다.

‘스트레이트’는 이달초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강제징용’이 날조됐다고 스위스 제네바에서 주장한 시점과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조치가 발동된 시점이 거의 같다며 모두 한통속인 것처럼 자극했다. 낙성대경제연구소는 방송에서 친일파 집단으로 매도됐다.

이어 ‘스트레이트’는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겸 이승만학당 교장 등이 저술한 『반일종족주의』 북 콘서트가 서울, 대구, 부산 등 경부선 라인에서만 열렸다고 전했다.

출처: MBC '스트레이트' 방송 캡처
출처: MBC '스트레이트' 방송 캡처

그러자 김의성은 “문제의 본질은 우리가 식민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데서 출발한다”며 “이번에 빚어진 한일갈등이 우리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친일을 청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화답하며 주진우는 이 전 교수와 이우연 연구위원 등의 사진을 띄워놓고 “나라가 위기다. 세상이 어지럽다. 그러자 친일파가 여기저기서 날뛰기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출처: MBC '스트레이트' 방송 캡처
출처: MBC '스트레이트' 방송 캡처

박진준 기자는 “표면적인 갈등만 수습할 게 아니라 한일관계를 전면적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한일관계를 무너뜨리고 다시 바로 세워야한다는 식의 입장을 덧붙였다.

방송 클로징멘트에서 김의성은 “친일파, 제가 좀 해봐서 안다. 사람이 제정신으로 하기 힘든 일이다”라며 이날 방송에서 다뤄진 인물들에게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주진우는 “100년 만에 일본 발 위기로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있다. 그런데 친일의식을 가진 이른바 토착왜구들이 우후죽순 드러나고 있다. 이 사람들의 뿌리가 어디인지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준동하는지 스트레이트가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발언이 나오는 중에 방송화면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등의 플래카드를 든 학생들을 비추고 있었다.

23일 낙성대경제연구소와 이승만학당 관계자는 펜앤드마이크에 MBC ‘스트레이트’의 편파적 보도에 여러 경로로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방송을 본 관계자는 “『반일종족주의』 책 내용이나 우리의 논문 내용에는 일절 반박하지도 못하고 저자 개인들에 대해서만 마구 깎아내리는 비열한 방식이라 대응 방안을 숙고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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