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실장, 최저임금 8590원 결정 노동계에 사과..."보완대책 마련할 것"..."文정부 경제정책 소득주도성장은 계속될 것"
자영업자에겐 최저임금 인상 자체가 생존 위협이란 반응 대다수...주휴수당 포함하면 내년도 실질 최저임금은 1만300원
저임금 노동자는 최저임금이 만든 구조조정 칼바람에 휘말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 김주영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19일 내년도 최저임금이 저임금 노동자에 아픔을 주는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최저임금 1만 원을 포기하는 것이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해온 바 있다. 일각에선 저임금 노동자들의 진짜 아픔은 최저임금이 만든 구조조정 칼바람에서 온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실을 찾았다. 그리고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이 무산된 것에 대해 정부 입장을 전달하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인 저임금 노동자에게 많은 아픔을 드리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을) 높이는 것만 아니라 생활 비용, 생계비를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넓히는 것까지 모두 들어가는 종합 패키지 정책"이라며 "정부 정책을 더 보완해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지금 정부 차원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 아직 완전 최종적인 결정은 아니지만, 그 부분의 보완 대책을 여러 부처가 함께 준비하고 있다"며 "내용이 되면 발표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상황에 따라 보완해야 할 부분은 보완하자는 것"이라며 "일관성과 유연성을 조화롭게 하는 것은 정책실장으로 있는 동안 반드시 지켜나갈 원칙"이라고 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 두번째)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 김주영 위원장(왼쪽 두번째)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현군 한노총 부위원장, 김주영 위원장, 김상조 정책실장,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연합뉴스

이날 고용노동부는 내년도 최저임금 8,950원을 관보에 고시하면서, 8월 5일까지 이의제기 접수 절차를 밟게 됐다. 한국노총은 이번 최저임금이 생계비, 노동생산성 소득분배 개선 등 법적인 결정기준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이의제기하겠다는 의사를 일찍이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김 실장의 한국노총 방문은 악화하는 노정관계 속에서 노동계를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내년도 공무원 임금이 올해와 비교해 2.8∼3.3% 이상하는 것으로 결정됐는데, 최저임금은 이보다 못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이의제기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했으니, 어떤 보완책이 나올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실장이 최저임금 1만원 무산이 저임금 노동자에 ‘아픔’이 됐다며 발언한 데 대해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대부분 자영업자는 현상유지는커녕 존폐의 기로 앞에 있다. 인건비가 자영업을 덮친 폐업 쓰나미라는 반응이 나온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내년 실질 최저임금은 1만 300원이다. 이미 수지를 맞추기 위해 대다수 영업장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저임금 노동자가 직면한 현실적인 어려움은 최저임금이 가져다주는 구조조정 공포에 있다. 그들의 진짜 아픔도 최저임금 1만원 무산이 아니라, 구조조정 칼바람에서 온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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