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공무원 임금인상안 9년만에 최대인 3.9%…지난해 1.8%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
100만 명 이상의 공무원들과 그들 가족까지 표로 환산할 경우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문재인 정권의 선심성 포퓰리즘?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나라 경제 심각한 상황인데 공무원노조가 파격 인상 요구하며 세력 과시하는 것 옳지 않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신설된 공무원보수위원회가 내년 공무원 임금을 최대 3.9% 인상하는 안(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9년 만에 최대 상승으로,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리려는 것이다. 그럼에도 노조는 부족하다며 더 올려야한다고 반발해 확정되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공무원보수위원회는 내년도 공무원 임금인상률을 최대 3%대로 하는 잠정안을 검토하고 있다. 18일자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정부 측 관계자들은 4차례 비공개 회의를 거친 끝에 최대 3.9% 인상률 잠정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공무원보수위원회는 곧 최종 회의를 통해 인상안을 확정한다.

지난 1월 정부와 공무원노조는 양측이 공무원 임금을 초기단계에서부터 결정하기 위해 공무원보수위원회를 신설하고 공무원노조 측 인사를 대거 포함시키는 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공무원노조의 참여인원은 정부 측과 대등한 수준이 됐다.

18일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결정할 내년도 공무원 임금상승안은 인사혁신처와 기획재정부를 거친 뒤 오는 12월 국회에서 최종 통과된다.

2020년 1월부터 실시될 임금인상이 최대 3.9%로 확정되면 2011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상승이다. 국가직과 지방직 등을 포함한 전국 공무원 100만 명 이상이 임금 상승 적용 대상이다.

출처: 인사혁신처
출처: 인사혁신처

그러나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치안센터 앞에서 ‘연봉 인상’과 ‘성과제 등 공직사회 성과주의 폐기’를 내건 집회를 대대적으로 열었다. 이들은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로 인상될 때 공무원 보수는 1%대 오르는데 그쳤다”며 파격적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국가 재정 상황과 대내외 경제 여건 등을 들어 무리한 인상안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문제는 정부 측이 제시한 3%대 인상안조차 지난해 1.8%에 비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공무원 호봉제를 감안하면 이 정도만으로도 사실상 5%대에 가까운 임금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1차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18일 본지에 “기본적으로 나라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어렵고 기업과 서민들의 체감 경기도 말할 수 없이 심각한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무리하게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적 지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추 의원은 내년 총선을 노리는 현 정부가 노조 측의 파격적 인상 요구에 부응할 가능성에 경계했다. 100만 명 이상의 공무원들과 그들 가족들까지 선거에서의 표로 환산할 경우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추 의원은 “노조 측이 세력과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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