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소수이사 "이사회규정 개정, 소수보다 다수의 횡포를 제도적으로 보호하려는 방향으로 전개"
김태일 이사 "불쾌하다...사실왜곡과 사안 과장"
김상근 이사장 "야당 추천 이사 소수이사 아니다...'세 분 이사들'로 통일해라"

청와대의 KBS '시사기획 창' 방송 외압 논란과 관련 사안 논의의 필요성을 주장한 소수이사들이 "시사프로그램 관련 현안을 내팽개치고 한가롭게 이사회 규정 개정을 논의하자는 다수이사들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며 KBS이사회에 불참했다.

앞서 지난 10일 KBS 임시이사회에서 긴급 의안으로 ‘시사기획 창’ 관련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김상근 이사장, 여권 추천 이사 전원, 김태일 이사(바른미래당 추천)의 반대로 부결됐고 이에 소수이사들은 반발하며 정회를 요청했으나 이 또한 부결되자 소수이사들은 회의장을 퇴장했다.

17일 이사회규정 개정안에 대한 KBS 이사회가 열렸지만 소수이사들은 이사회 사무국장에게 '이사회 불참과 이사회규정 개정에 대한 소수이사 의견진술'을 전달하고 이날 이사회에 불참했다.

소수이사 의견진술에 따르면 소수이사들은 ▲이사회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지금 시기는 이사회규정 개정을 논의할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라고 본다 ▲이사회규정 개정은 전체 이사의 동의와 공감 아래 진행되어야 한다 ▲이사회규정 개정이 소수를 배려하는 조항보다 다수의 횡포를 제도적으로 보호하려는 방향으로 전개되는데 큰 우려를 표명한다 등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소수이사들은 "이사회규정 개정을 위해 수차례 이사회를 개최했고 이번에는 통상적으로 4시에 시작하는 이사회를 3시로 앞당겨 이사회규정 개정안을 심도있게 논의하자는 다수이사들의 행태는 비판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바른미래당 추천 김태일 이사는 "눈에 거슬리는 정도를 넘어서 불쾌하다"며 "사실 왜곡을 하고 있고 사안을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옥희 이사는 "긴급현안(청와대의 KBS 외압 논란) 문제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계속 이야기되고 있고 이사가 관여할 것이 아닌데 긴급현안으로 논의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 이사가 관여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 것을 긴급현안으로 내놓는 것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은 소수이사의 의견진술을 비판하며 "더 이상 이사회규정 개정안 문제를 미루면 안된다. 진행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상근 이사장은 "야당 추천 이사를 소수이사라고 불려왔는데 지금상황에서 맞지 않다. '세 분 이사들'로 통일해달라"면서 "오늘 규정 문제에 대해서 세 분이 낸 의견이 문건에 있다. 참석하지 않았지만 세분이 낸 의견이라고 받고 그것을 감안해서 참고해서 진행하자"고 말했다.

한편 소수이사들은 의견진술을 통해 이번 이사회규정 개정안은 ‘방송법과 KBS정관’ 등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하며 다수이사와 소수이사가 합의할 수 있는 복수의 법률기관에 자문을 받고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전체적인 이사회규정 개정안에 대한 독회가 끝나면, 논란 조항에 대해 집중 심의하는 소위원회를 만들어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