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15일 文 이순신 거론 두고 "(이순신보다) 세월호 한 척 갖고 이긴 文이 낫다더라"
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 등 "유가족 아픔 희화화"라며 비난...좌파 성향 언론들도 "막말" 못박아
논란성 발언에 사과로만 일관하던 한국당 지도부 기류 변화 예측하는 목소리도 나와

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사진 =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정미경 한국당 최고위원의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세월호 관련 발언이 막말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동안 논란성 발언에 ‘사과’만 반복해온 한국당의 태세 변화가 감지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미디어국은 15일 “정 최고위원의 세월호 발언은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당의 입장”이라며 “관련 보도 30여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측에서 언급한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같은날 국회에서의 말이다. 그는 “문 대통령이 전남도청에서 ‘열두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며 이순신 장군을 입에 올렸다. 이 기사를 본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며 “어찌 보면 세월호 한 척 갖고 이긴 문 대통령이 낫다더라’는 댓글이 눈에 띄어 소개한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은 임진왜란 때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개인만 생각하며 무능하고 비겁했던 선조와 그 측근들 아닌가. 스스로 나라를 망가뜨리고 외교를 무너뜨려 놓고 이제 와서 어찌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입에 올리나”라고도 덧붙였다. 같은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을 이조시대 ‘선조’에 비유한 것과 연관된 발언이었다.

해당 발언 이후, 대다수 언론들은 정 최고위원의 “또 막말을 했다”는 식의 보도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정당들도 “난데없이 연관성도 없는 세월호를 들먹여 희생자들과 유가족의 아픔을 희화했다(민주당)” “막말로 민심을 호도했고, 우리 국민을 모독했으며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또다시 큰 상처를 줬다”며 “망언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망언인지 아닌지 의식도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바른미래당)”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흠집 잡기에 혈안이 돼 있는 한국당의 도가 넘은 행위”라며 “계속 피해 가족들에게 가슴에 못만 안기는 한국당은 정말로 반성해야 한다(정의당)” 등으로 정 최고위원의 발언을 ‘막말’로 못박으며 비판했다.

다만 한국당 측에서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내면서,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의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5월 대구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문빠’ ‘달창’ 등 용어를 사용했다가, 여권과 친문(친문) 인사들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일자 4시간여 만에 사과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한 대학 강의실에서 아들 취업 일화를 소개했다가 진의 여부와 멀어진 뒷말이 이어지자 발언 톤을 낮추는 등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몇달여가 지난 이날 정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여권의 비난을 감수하겠다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같은 한국당 지도부의 기류 변화는 자유우파 정치인과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비판을 수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16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한국당 내 일부 의원들이나 보좌진들은 논쟁을 피하려는 목적에서 사과를 해왔지만, 이제는 언론들이 씌우는 ‘막말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