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고객 대상 '취임 100일 메시지'서 조국・유시민 발언 등과 맥 같이 하는 對日 강경 메시지 적어...'총선 고지 선점' 비판도 나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청와대와 다른 정부 관료들과 발맞춰 ‘반일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최근의 무역조치와 관련한 발언이지만, ‘반일 종족주의’를 부추겨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게 아니겠냐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박 장관은 16일 직원, 정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취임 100일 메시지’를 통해 “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9988(사업자의 99%, 근로자의 88%)’인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신산업 국가기반을 만들고자 한다”며 “한국 중소벤처기업들은 부품과 소재 산업의 독립선언을 준비해야한다. 제조와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고, 부품・소재 기업과 소공인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선언 준비’ 발언은 최근 문재인 정부 관료들과 여권 정치인들이 쏟아내고 있는 일본 자극성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은 각종 공식 석상이나 성명, SNS 글 등을 통해 일본을 자극하는 발언을 남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세력이 내년 총선을 대비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친일의 후예’로 몰아가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박 장관은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연결한 ‘미래공장’을 중심으로 스마트공장 제조혁신을 이뤄야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가 될 수 있다”며 “스타트업을 글로벌화해 스타트업 강국으로 도약하고,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경제계의 새로운 주체로서 활력을 찾도록 하겠다. ‘골목상권 르네상스 시대’를 향해 소상공인, 자영업의 새로운 경쟁력을 온라인 시장에서 찾겠다”고도 덧붙였다.

박 장관은 지난 4월8일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그의 이날 ‘취임 100일 메시지’중 새로운 주체로 만들겠다는 ‘유니콘 기업’은 올 5월을 기준으로 국내 8곳에 불과하며, 사실상 대기업과 비슷한 규제와 대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소위 ‘골목상권’ 관련 발언 역시, ‘대기업 저격수’로 불리며 현실과는 동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법안들을 내놓던 민주당 의원 시절 생각을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날 반일감정 자극 발언과 함께, 인터넷 상에서는 박 장관의 과거 발언까지 회자되며 논란이 인다. 주로 회자되는 것은, 박 장관이 2016년 12월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이재용 부회장보다 기억력이 훨씬 좋고 아는 게 많은 전문 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게 어떻겠냐”고 말한 것이다. 그가 장관이 된 후에도 중소・벤처기업을 성장시키기보다 중소・벤처기업 수를 더 늘리겠다는 식의 발언을 이으면서, 자유우파 지식인들 사이에서  “(박 장관이) 반시장・반재벌 정서가 강해 경제 사안을 정치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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