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前합참차장 “목선 떠내려오는 경우 거의 없어”...“누군가 상륙한 뒤 버렸을 가능성 농후”
13일 하루에만 NLL 넘은 北목선 3척 발견돼...15일도 1척 추가 발견
합참 “대공혐의점 없는 걸로 판단돼 전부 파기”

고성 해안가서 발견된 북한 목선 - 12일 오전 10시 37분께 강원도 고성군 거진1리 해안가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목선. 목선 안에서 북한 주민은 발견되지 않았다./2019.7.12 합동참모본부 제공.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3일 북한의 소형 목선 3척을 발견해 현장에서 파기했다고 15일 밝혔다. 발견된 목선들에서 선원은 발견되지 않았다. 신원식 前합참차장은 이날 기자에게 “북한 선원이 NLL을 넘어 상륙한 뒤 버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13일 오전 1시 18분쯤 육군은 TOD(열상감시장비)로 동해 NLL(북방한계선) 북방 1.1㎞ 해상에서 북한 목선 1척을 발견했다. 이 선박은 오전 2시 18분쯤 NLL을 넘어왔고, 해군 고속정 2척이 출동했다.

고속정이 확인한 결과 해당 선박은 70%가량 물에 잠겨 있었다. 합참은 표류 중인 선박을 예인하기 어렵고, 우리 어선과 충돌할 수도 있어 현장에서 즉시 파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같은 날 울릉도 북방 13㎞와 북방 64㎞ 해상에서도 해상작전헬기와 P-3C 해상초계기 등에 의해 북한 소형 목선 두 대가 연달아 발견됐다.

합참에 따르면, 두 번째 목선은 육지에서 160여㎞ 떨어진 곳에 있었다. 해상작전헬기 링스가 사람이 타지 않은 소형 목선임을 확인해 첫번째 목선과 동일한 절차를 밟고 파기됐다.

세 번째 목선은 울릉도 북방 해상에서 발견돼 파기됐다. 합참 관계자는 “오후 1시가 넘어 해군 P-3C 해상초계기가 울릉도 북방 64㎞, NLL 남방 55㎞ 해상에서 세 번째 목선을 발견했다”면서 “해당 선박도 파기했다”고 설명했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지난 13일 하루에만 북한 소형 목선 3척을 발견했다”면서 “오늘도 1척을 발견해 현장에서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성 해안가서 발견된 북한 목선 - 12일 오전 10시 37분께 강원도 고성군 거진1리 해안가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목선. 목선 안에서 북한 주민은 발견되지 않았다./2019.7.12 합동참모본부 제공.
고성 해안가서 발견된 북한 목선 - 12일 오전 10시 37분께 강원도 고성군 거진1리 해안가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목선. 목선 안에서 북한 주민은 발견되지 않았다./2019.7.12 합동참모본부 제공.

지난 12일 강원도 고성군 거진1리 해안가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 목선은 대공 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합참은 "해당 목선에 침투 장비가 없고, 부패한 어류와 장화가 발견됐다"면서 "선주 이름이 있고, 선박은 군 소속이 아닌 것으로 분석되어 대공 용의점은 없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NLL 이남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목선은 동해 14척, 서해 2척 등 모두 16척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어선들은 매우 작아 풍랑주의보 등이 내려지면 전복 위험성도 높아진다"며 기상 악화 시 좀 더 신경을 써서 작전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는 동해 NLL 일대에 오징어 어장이 형성돼 북한 어선들이 NLL을 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판단해 투입 전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올해 동해에서 NLL을 넘어 불법조업을 하다 적발돼 퇴거조처된 북한 어선은 380여 척(5월 31일∼7월 14일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 40여 척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어선들의 NLL 월선은 북한이 부족한 외화를 충당하기 위해 중국에 동·서해 조업권을 판매한 것과 무관치 않다. 그 때문에 중국 어선이 북한 지역 내 조업구역에 몰려와 북한 어선을 몰아내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동해지역) 북중 합영조업구역에 북한 어선들이 못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북중 어선 간에 충돌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원식 前차장은 목선에 타고 있던 북한 선원이 인근 지역으로 상륙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류는 남에서 북으로 흘렀다가 NLL 부근서 휘돌아 울릉도를 거쳐 일본으로 흐른다”며 “이번에 발견된 목선은 자연히 떠내려온 게 아니라 누군가 의도적으로 NLL을 넘어 상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군이 주요 단서인 목선을 급하게 파기한 점은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