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동력 잃은 美北 실무협상...北 협상 의지 보이지 않자 美 유화적 발언 잇따라
대화 동력 잃은 美北 실무협상...北 협상 의지 보이지 않자 美 유화적 발언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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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응답없는 北, 실무협상 예정보다 미뤄질 가능성 제기돼
美의 유화적 발언은 北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사전 포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에서 회담하고 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에서 회담하고 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 때를 언급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을 만나 “매우 행복해했다”고 12일(현지시각) 기자들에게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북한이 원하는 안전 보장이 갖춰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곧 개최될 미·북 실무협상을 앞두고 줄곧 침묵하는 북한을 끌어당기려는 외교적 계산으로 해석된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발언하던 도중 갑자기 김 위원장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더 이상 핵실험을 하던 사람은 없다. 나를 만나 행복해하던 사람”이라고 표현한 뒤 “이는 좋은 것이지 나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취임 초기 김 위원장을 상기하며 “오바마 정권 때 김 위원장이 한 일이라곤 핵무기를 실험하고, 산을 폭파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한 뒤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도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은 데 대해 “진정으로 특별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보안 보장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가 올바르고 충분히 그리고 완전하게 검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진정 역사적인 업적이 될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 체제 보장을 인정해 줄 수 있다는 태도를 내비쳤다.

미북 실무협상팀 카운터파트. 리용호-폼페이오, 김명길-비건./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이달 내 개최될 미·북 실무협상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과 좋은 관계에 있음을 강조하지만, 보다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들고 오라는 압박이 말 속에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미·북 실무협상 재개 시점이 이번 주로 다가왔지만, 양측이 일시와 장소를 두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의 구체적인 의제조차도 아직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외교적 경로를 이용해 소통하고 있지만, 의제를 조율하고 합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외교 당국은 북한이 협상 개최 일시와 장소 등 최종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기자들에게 미·북 간 아직 좁혀야 할 견해차가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주 독일 베를린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귀국한 13일 “미·북 간 계속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이견이 좁혀지면 협상이 이뤄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2일 한국 취재진에게 “(미·북 실무협상 개최 가능성은) 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미국은 북한에서 답이 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은 실무협상이 예정보다 미뤄질 경우를 대비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시한이 가까워졌지만, 양측의 실질적인 논의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탓이다. 이번 주 내 북한이 세부 사안을 당국에 전할 수 있지만, 판문점 3차 미북 회담을 통해 살아난 대화 동력이 다시 주춤하는 데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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