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별다른 해결책 없이 '자존심' 내세우는 사이...이재용 부회장은 3개 핵심소재 긴급물량 확보
이 부회장, 日출장에서 돌아온 13일 긴급 사장단 회의에서 해당 출장 결과 공유
구체적 추가 확보 물량 확인되지 않았지만...당장 심각한 생산 차질은 막을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져
반면 文, 10일 '막다른 길' 발언 이어...12일 "전남 주민들, 이순신 장군과 함께 12척의 배로 나라 지켜" 日자극
'중재' 요청하기 위해 訪美했던 김현종 靑국가안보실 2차장, 별다른 성과 없이 귀국길 올라
美, 표면적으론 중재 뜻 밝혔지만...이후 핵심 인사들 발언 살펴보면 적극적 개입 의사 없어 보여
해리 해리스 주한 美대사 "미국 정부, 韓日관계 중재하거나 개입할 의사 없어"
데이비드 스틸웰 美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내가 韓日갈등 상황 대해 중개할 예정 없다"
정규재 "文, 대한민국의 경제-국방-외교-동맹을 부수고 있어...文의 망동을 두고 볼 것인가" 일침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대(對)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금지 등 '경제 보복'으로 나라 경제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외교적 해결' 노력은커녕 연일 일본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 되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에 '중재'를 요청하러 떠났던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남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남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말했다. 당초 배포됐던 원고에 없던 내용이었다.

문 대통령은 앞서 10일 주요 대기업 총수 등 경제계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선 "(일본이)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또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하고, 아무런 근거 없이 대북제재와 연결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양국의 우호와 안보협력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들은 결국 미국이 문제를 해결해줄 거란 안이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0일 미국을 찾아 한·미·일 3자 협의를 추진했다. 미국에 한·일 갈등과 관련, 중재를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표면적으로는 중재에 나설 뜻을 밝혔지만, 이후 핵심 인사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김 차장의 방미(訪美) 다음날이었던 11일 "미국은 한·미·일 3국의 양자 간 또는 3자간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나 막후에서나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비공개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지금은 미국 정부가 한·일 관계를 중재하거나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언급했다고 윤상현 의원이 전했다.

아시아를 방문 중인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역시 도쿄에서 일본 NHK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과 일본이 긴장 관계에 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내가 (한·일 갈등 상황에 대해) 중개할 예정은 없다"고 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차장은 13일 3박 4일 간의 방미 일정을 마친 뒤 귀국하면서 해리스 대사의 '중재 의사가 없다'는 발언에 "그런 표현은 지금 타이밍상 좀 거시기하다"고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차장의 방미가 '뒷북을 친 것' 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14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 외교가에선 "이미 주미 일본 대사관이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를 다 훑어 '입장 정리'를 끝낸 다음에야 한국이 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14일 문 대통령을 조선의 제14대 왕 선조에 빗대 일침을 가했다. 그는 "문재인이 이순신을 언급했다. 이런 거꾸로가 문재인이 문제다. 12척 운운했다는데 그 수많은 조선의 군선을 다 부숴버린 자가 바로 원균으로 하여금 패배가 명백한 전투에 나서도록 강요한 선조요. 지금은 그자를 닮은 문재인"이라며 "문재인은 대한민국의 경제·국방·외교·동맹을 부수고 있다. 문재인의 망동을 두고 볼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문 대통령을 비롯, 정부 사람들이 '실리' 보다는 '자존심'만 내세우며 별다른 해결책을 못 찾고 있는 사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일본 출장 중에 일본 정부가 대(對) 한국 수출 금지 대상으로 지목한 3개 소재의 '긴급 물량'을 확보하는 성공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3개 품목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포토 리지스트(PR), 고순도 불산(HF) 등이다.

이날 복수의 재개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날인 13일 디바이스솔루션(DS) 및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 경영진을 소집해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해당 출장 결과를 공유했다고 한다. 구체적인 추가 확보 물량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존 보유 중이던 재고량과 함께 당장의 심각한 생산 차질은 막을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긴급 사장단 회의에서 "단기 현안 대처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며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