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북한 '화성-15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미 본토 전 지역 타격 가능'으로 평가
2017년 발사 당시 한미 정부 모두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 명확히 밝히지 않아...미국이 사실상 대기권 재진입 능력 확보 인정한 셈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까지 성공했다면 핵보유국으로 분류 가능해져
보고서, 미국 정부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입장 재확인

 

출처: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 캡처
출처: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 캡처

미국이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공식 평가를 처음으로 내놨다.

주한미군사령부가 발간한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29일 시험 발사한 '화성-15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은 추정 사거리 8000마일(1만2800여㎞)로 '미 본토 전 지역 타격 가능'으로 평가됐다. 이는 북한이 미국 본토 전(全)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주한미군의 첫 공식 평가다.

출처: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 캡처
출처: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 캡처

우리 국방부가 지난 1월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는 화성-15형의 최대 사거리가 '1만㎞ 이상'이라고만 기재됐었다.

12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주한미군이 이번에 공개한 미사일 사거리 수치는 북 미사일 발사 시 각종 인공위성과 정찰기, 레이더 등을 통해 수집된 내용을 종합 분석한 고급 정보라 볼 수 있다.

다만 주한미군 보고서는 화성-15형이 대기권 재진입 시험에 성공했는지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앞서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발사한 화성-15형이 대기권 재진입에까지 성공했는가에 대해선 당시 한·미 정부 모두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주한미군 보고서가 북한 ICBM을 두고 '미 본토 전 지역 타격 가능'으로 공식 평가한 것은 북한이 사실상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확보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이 ICBM 탑재가 가능한 핵탄두 소형화에도 성공했다는 분석들을 감안한다면 이미 북한은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데 유리한 길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주한미군 보고서는 “작년 한 해 동안 2016년과 2017년에 거듭된 북한의 도발이 중단된 점은 환영할 일이지만 한미동맹이 여전히 북한의 위협을 직면하고 있다는 근본적인 현황은 변함이 없다”라는 점을 명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이 멎었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며 자신의 치적으로 전용했던 것과도 상응한다. 하지만 주한미군은 북한의 ICBM 개발을 비롯한 군사력 증강이 명백히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빼놓지 않았다. 주한미군은 해당 보고서에서 “2017년 미 국방정보국 의회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백 만 여명의 병력을 포함해 세계 4위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북한 전력을 구체화한 도표들로 설명했다.

특히 주한미군은 화성-15형 뿐 아니라 북한 주요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매우 상세하게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화성-13, 화성-14, 화성-15형 등 세 종류의 ICBM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 ICBM 각각의 사거리는 3418마일(5500㎞), 6250마일(1만㎞), 8000마일(1만2800여㎞)이다. 주한미군은 화성-14형에 대해 '미 본토 대다수 지역 도달 가능'으로 평가했으나 앞서 본대로 화성-15형에 대해선 보다 진일보한 '미 본토 전 지역 타격 가능'이라 공식화한 것이다.

이외로 북한은 화성-12형 이후 모델들의 최대 사거리가 이미 4350마일(7000㎞)을 가볍게 넘게 돼 괌과 하와이는 물론 알래스카까지 타격 가능한 위협적 국가로 분류됐다.

주한미군은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의 비핵화 동향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은 미사일 시험장의 폐기와 널리 알려진 풍계리 핵실험장의 해체를 지시했지만 여전히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 정부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입장을 아직까진 확인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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