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서 "나는 '강남좌파'라는 소리 듣는다"며 교육수요자 정체성과 정책결정자 정체성 혼재한다고 주장
이범 비롯한 文정부 관료들, 본인 혹은 본인들 자녀는 사다리 위에 있으면서 일반 국민들 사다리 걷어차
당초 칭찬 가득했던 이범 페이스북엔 "위선자" "자기 모순 덮고 포장하기 위한 궤변" "입진보" 등 비판 커져

이범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진 = 이범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정부의 자사고 폐지를 옹호해온 이범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진 = 이범 페이스북 캡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와 혁신교육 확대를 주장했던 이범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자기정체성의 복합성” 때문이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부원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 강남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문재인 정부의 장관 자녀들이 외국 고등학교나 특목고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 것과 맞물려 ‘망언’ ‘궤변’이라는 비판이 커진다.

이 부원장은 11일 페이스북에 ‘자기 자식은 특목고 보내고…?’라는 글을 올리고 전날(11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장관 18명중 12명, 자녀 자사고·외고·유학 보내’ 기사 내용을 문제삼았다. 그는 “조선일보 사설과 기사는 자기정체성(identity)의 복합성을 무시하고 있지요. 우리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자기정체성을 가지고 사는데, 이를 혼동하면 큰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며 “골프장 캐디의 몸을 만져놓고서 ‘딸 같아서 그랬다’는 분들은 ‘손님’이라는 정체성과 ‘아빠’라는 정체성을 헷갈린 거다. 중국인이 한국으로 귀화한 다음에도 한국-중국 축구경기에서 중국팀을 응원하는 것은, ‘국적’과 ‘모국’이라는 두가지 정체성이 분리가능함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이 부원장은 종종 ‘강남좌파’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글에서도 “저는 서울대를 졸업했고 이걸 부끄러워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저는) 실제로 강남 지역에 산다”는 말이 언급돼있다. 그는 “나는 ‘주권자’로서 확실한 진보다. 내가 지지하는 정책은 세금·건강보험료 인상이나 임대차보호법 강화 정도가 아니다. 훨씬 무시무시한(?) 것들도 있다”며 “그런데 ‘시장참여자’로서 내 행동은 소득을 늘리기 위해서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노력한다는 점에서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주권자로서의 정체성과 시장참여자로서의 정체성은 서로 다른 게 당연”이라고도 했다. ‘내로남불’을 합리화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들고 출범한 바 있다. 이들이 대안으로 내건 것은 학력 저하 논란이 일고 있는 ‘혁신교육’이다. 다만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들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현직 장관들의 자녀 중 다수가 외국계 고교나 특목고에 재학 중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학력저하 논란의 혁신교육을 주창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학력저하 논란의 혁신교육을 피하는 ‘내로남불’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 부원장의 자녀가 어떤 종류의 학교에 재학 중이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도 각종 방송 등에서 자사고와 영재고 등의 폐지론을 편 바 있다.

이 부원장의 글에 남겨진 댓글들.

이 부원장 또한 혁신교육을 주창한 과거가 있다. 그럼에도 “‘우리집 아이들은 특목고 보냈으니까 다른집 아이들은 특목고 못가게 막아야지’ 라고 생각하는 것도 웃기는 거고, ‘우리집 아이들은 특목고 보냈으니까 특목고 유지해야지’ 라든가 ‘우리집 아이들은 일반고 보냈으니까 다른집 아이들도 일반고 가게 해야지’ 라는 말도 정말 웃기는 얘기” “교육수요자라는 정체성과 정책결정자라는 정체성은 서로 다른 차원인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등의 말을 남긴 것이다. 그의 궤변성 발언에 댓글을 단 시민들도 격한 반응을 이었다. “설득력 없다” “위선자” “공적으로는 사냥 금지를 외치며 동물애호가 행세를 하고 있던 사람이 사적으로는 주말마다 엽총들고 사슴 사냥을 즐기고 있었다면.... 그것도 비난하면 안 되겠네” 등이다. 이 부원장의 다른 포스팅에는 우호적이었던 시민들도 다수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한 야권 관계자도 “적어도 자사고, 특목고 폐지를 국정 주요 정책으로 선택한 정부라면, 내각 임명과정에서 그런 부분에 대한 사전 조사와, 국민적 위화감 조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책임이 아닌가”라며 “(이 부원장의 말은) 자기 모순을 덮고 포장하기 위한 아주 그럴듯한 궤변”이라며 이 부원장의 이중성을 지적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 아래는 이 부원장이 남긴 페이스북 글 전문(全文). >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