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방문한 김현종 靑국가안보실 2차장 "韓美는 적극적인데...日측에서 아직 답 없고 소극적"
이런 상황에도 文대통령, 지난 10일 日향해 "더 이상 막다른 길로 가지 않길" 주장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사진=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권의 대(對)일본 적대시 정책으로 초래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금지 조치 등 '경제 보복'으로 나라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미국을 찾아 한·미·일 3자 협의를 추진 중이지만, 일본이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복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김현종 차장은 11일(현지 시간) "미국 측 고위급 관료가 아시아 쪽으로 출장을 가니까 이 기회에 3개국의 고위급 관리들이 모여 회담을 하려 했다"며 "그런데 한국과 미국은 매우 적극적인데 일본 측에서 아직 답이 없고 좀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이 따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10~21일 한·일 등 아시아 방문 기간에 한·미가 일본과의 3자 고위급 협의를 추진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문 정권의 무책임하고 아마추어적인 '외교 참사'를 미국이 발 벗고 나서 해결하려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도 아직 '위기의식'을 못 느끼는 것인지, 못 느끼는 척하는 것인지 모를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10일 청와대로 주요 대기업 총수 등 경제계 인사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을 향해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일종의 엄포를 놨다. 문 대통령은 또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한 김 차장은 "한미 간에 여러 이슈에 대해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미국이) 두 나라 간에 잘 해결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제게 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미 정부가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한일 갈등으로 미국 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엔 "본인들이 내부 분석을 다 했을 테니까 알고 있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앞서 김 차장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면담하기 전 "일본이 취한 조치가 경제와 외교·안보 두 부분이 있기 때문에 통상 차원에서 이것이 뭘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 대화를 좀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전날 면담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의 반응과 관련해서는 "두 동맹국 사이에서 이런 문제가 건설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문제가 장기적으로 가면 미국 입장에서도 좋은 것은 없으니까 문제가 빨리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미국 측이) 표명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청와대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외교를 비판하고 나섰다. 평소 문 대통령이 국내 여론 환기로 추정되는 극단적 '반일(反日)' 발언들만 자제하고, 일본과 정상적 외교 채널만 가동했더라도 작금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금이라도 문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직접 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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