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장관직 고사하는 인사들...좌파 인재 풀 한계로 개각 준비에 차질
문재인 정부 장관직 고사하는 인사들...좌파 인재 풀 한계로 개각 준비에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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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평인사 주문에 李총리 “청문회 때문에 피하는 분들 굉장히 많아”
文대통령 내세운 5대원칙에 걸맞은 인사 없어 자업자득이란 비판도
인사청문회 대상 22명 중 15명(68.2%)이 하나 이상 원칙에서 논란 일으켜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인재난(?)을 겪고 있다. 11일 언론 보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중순이나 늦어도 다음달 초순에 개각을 계획하고 있으나 영입 물망에 오른 사람들이 장관직은 싫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권은 대통령이 주재하고 장관들이 참석하는 국무회의 중심이 아니라 청와대 비서들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다 좌파 인재 풀(pool)이 좁아 코드에 맞는 사람들만 쓰고 한번 쓴 사람을 계속 재활용하는 회전문 인사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하려는 것이 전형적인 사례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대정부질문에서 장관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실토했다.  청와대의 부름에 장관직을 고사하는 인사들이 많아, 사실상 청와대의 인재 풀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으로 읽힌다. 또한, 청와대가 내세운 5대 원칙에 여당 내 부합하는 자가 없어 자업자득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이 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뜻밖에도 (장관직을) 사양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특히 청문회에 임하기 싫다는 분들이...”라고 했다. 장관직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말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회전문 인사’만 하지 말아 달라. 대탕평 인사를 해주길 바란다”는 건의에 대한 답으로 나왔다.

이 총리는 이날 개각 규모와 관련해서는 “선거에 출마할 장관들은 선거 준비를 하도록 보내드리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소한 장관 4명이 바뀐다는 의미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진선미 여성가족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장관직을 내려놓고 민주당에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 장관도 교체가 예고돼 개각의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여기에 강원도 출신인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장관급)을 출마시켜 여당의 약세 지역인 ‘강원 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민주당 내부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정권 창립 멤버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총선 출마 대상이다. 최근 북한 목선 입항 사태와 관련해 진상 축소·은폐 혐의를 받고 있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경질설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장도 공석이다.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4월 9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가운데 여야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으로 인해 청문회 시작이 늦어지자 문 후보자가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4월 9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가운데 여야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으로 인해 청문회 시작이 늦어지자 문 후보자가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민주당이 원하는 인사들이 청와대 진입을 고사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개각과 청와대 개편까지 염두에 두고 다양한 인사와 접촉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부분 총선 이후에 보자며 거절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중앙일보에 “2017년 청와대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를 뽑으려는데 다들 고사하다 보니 30명 이상한테 연락했다고 한다. 그렇게 구한 박성진 후보자가 종교 문제 때문에 낙마하는 모습을 보고 청와대가 허탈해했다”고 밝혔다.

여권에서는 최근 인사청문회가 엄격해졌다고 지적한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의원은 중앙일보에 “요즘 인사청문회는 과거보다 훨씬 더 신상털기에 집중한다”며 “지금 방식으로는 일류 장관을 뽑을 수가 없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해도 ‘흠집 내기’에 탈탈 털린 상태에서 장관으로서 힘이 실리겠느냐”고 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우리로서 좀 가혹하다 싶은 점은 도덕성 잣대가 이전 정부보다 높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야권은 냉소적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엄격한 잣대와 신상털기 전략으로 청문회를 ‘사생활 청문회’로 변질시킨 게 현 집권여당 측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문 대통령은 ‘공직 배제 5대 원칙(병역비리·위장전입·논문표절·부동산투기·세금탈루)을 내세웠다. 이 중 하나라도 위반할 땐 고위공직자로 등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후보로 임명된 자 중 원칙에 걸맞은 인사는 드물었다.

지금까지 지명된 인사청문회 대상인 국무총리와 장관(후보자) 및 위원장 22명 중 15명(68.2%)이 하나 이상 원칙에서 논란이 됐다. 특히 이 총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각각 4개 원칙에서 논란을 일으켰지만, 강제 임명됐다. ‘유명무실 인사청문회’란 오명까지 생겨났다. 문 정부의 이 같은 인사 문제는 정부 출범과 함께 지금까지 발목을 잡으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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