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포함한 전현직 내각 관료들 74%가 자녀들 자사고, 특목고, 외고, 국제학교 등에 보내... 일반고에 진학시킨 장관은 4명 뿐
"자기 자녀들이 졸업하고나니 거침없이 없애버리려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 나와
여권 인사들 "양반이 양반제도를 폐지하자고 해야 더 설득력이 있다", "아내가 좋다고 해서 보냈지 내가 보낸 게 아니다", "외고를 졸업한 딸이 외고를 없애야한다더라" 식으로 합리화하며 非일반고 폐지 의사 밝혀와

자사고 폐지 광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이 또 다시 드러났다.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장관 19명 중 14명이 자녀들을 자사고와 특목고(특수목적고등학교), 외고(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시킨 것이다. 자녀가 없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을 제외하면 나머지 장관 4명만 자신들의 자녀들을 일반고에 진학시킨 셈이다. 이를 두고 "자신들의 자녀들이 졸업하고나니 학교를 없애려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11일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장관 19명 중 14명(약74%, 73.68%)이 자녀들을 외고,  강남8학군, 자사고, 대안학교로 진학시켰다. 조기유학을 보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출처: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실
출처: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장남과 차남을 각각 안양외고와 청심국제고로 진학시켰다. 강경화 외교통상부 장관은 세 자녀를 자사고인 이화여고와 용산국제학교에 보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자녀들을 강남8학군이자 자사고인 세화여고와 대원외고에 진학시켰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강남8학군이자 자사고인 현대고에 자녀를 입학시켰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강남8학군인 영파여고에 장녀를 입학시켰다.

이외로도 강남8학군인 서울고, 영동여고, 숙명여고, 진선여고, 세화고, 중앙사대부고 등에 입학시킨 고위직 관료들이 이낙연 국무총리를 포함해 한 둘이 아니다. 강남8학군 중에 자사고로 지정된 곳들도 있음을 감안해야 있다.

성윤모 산업통산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등은 아예 미국, 스위스 등지로 조기유학을 보냈다.

출처: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고위직 관료들이 자녀 교육에 있어 여느 부모 못지 않게 열의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유은혜 교육부 장관 4명만 자녀들을 일반고로 진학시킨 것이다. 

문제는 자녀들을 일반고로 진학시키지 않은 문재인 정부 고위 인사들과 이하 교육감들이 정작 자사고와 특목고 등을 폐지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은 관내 자사고들을 연달아 지정 취소하고 있다. 교육계와 일부 학부모들이 가히 광풍이라 여길 정도로 자사고 지정 취소가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은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에 싸늘한 시선을 던지고 있다. 자신들의 자녀들은 자사고와 외고 등으로 진학시켰으면서 이제는 아예 수월성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이런 학교들을 비난하며 없애버리려는 게 상식적으로 어떻게 가능하느냐는 반응이다. 일부에선 "자기 자녀들이 졸업하고나니 거침없이 없애버리려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목소리도 나왔다.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딸을 부산외고에 보냈던 사실과 여권 출신의 전현직 서울교육감인 곽노현, 조희연 교육감이 아들들을 대원외고 등에 입학시켰던 사실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같이 쏟아지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지난해 6월 "양반이 양반제도를 폐지하자고 해야 더 설득력이 있다"며 자사고와 외고 등을 폐지하는 정책 강행을 천명한 바 있다. 유시민 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전현직 민주당 의원들도 자녀들을 자사고와 외고 등에 보낸 이후 "아내가 좋다고 해서 보냈지 내가 보낸 게 아니다", "외고를 졸업한 딸이 외고를 없애야한다더라"는 식으로 발언해왔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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