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 90% 차지하는 韓 올레드 사업 전략 제동
韓 올레드의 핵심 소재 日에 의존
디스플레이 업계, 중국·대만 등에서 소재 수입할 것...일본의 소재 가공 기술 못 따라가
일본發 수출 우대조치 중단 지속되면 올레드 기술력 후퇴할 전망

지난 2017년 1월 미국 네바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 전시회에 전시된 LG 시그니처 올레드(OLED) TV W/연합뉴스

디스플레이 업계가 불안에 빠졌다. 다음 달 일본이 4일 시행한 우대조치 중단에 이어 한국을 수출 우대 국가인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지난 1일 일본발 수출 우대조치 중단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 4일부터 수출 통제 목록에 오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불산)는 반도체와 함께 디스플레이 제조에도 쓰이지만,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이 9일 문재인 대통령의 협의 요청을 거부한 데 이어, 한국을 ‘화이트 국가’ 명단서 제외해 수출 통제를 장기화할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회사들의 올레드 사업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레드는 한국이 가장 먼저 상용화했고,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소재와 장비는 일본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화소를 형성하는 소재인 섀도마스크는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 도판프린팅 두 회사에서 전량 수입한다. 섀도마스크의 기반 소재인 초인바(super invar)시트는 히타치메탈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일본발 수출 통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대만·중국 등의 소재 제조사를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소재 비중을 확대하는 걸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의 원재료를 정제·재가공하는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국의 올레드 기술력도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한 언론을 통해 "불화수소의 경우 다른 국가에서 조달 노력이 이어져도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며 "만약 중국, 대만에서 대체제를 가져와도 고순도로 바꿀 업체의 설비가 생산 능력이 충분할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 가지 품목 중 포토 레지스트와 불산은 국내 업체들이 일부 생산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품질 등에서 분명 차이가 있다"면서 "일본의 원재료를 정제, 재가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이라고 진단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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