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북한이 크리스포터 안 생명 위협하는 점 FBI 통해 확인해"

스페인 북한대사관 앞의 크리스토퍼 안 추정 인물 [연합뉴스 제공]
스페인 북한대사관 앞의 크리스토퍼 안 추정 인물 [연합뉴스 제공]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했다가 미 사법당국에 체포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38)이 조만간 석방돼 가택연금 상태에 놓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은 9일(현지시간) 보석금 130만 달러(약 15억4천만 원)의 보석금 납부 조건으로 반(反)북한 김정은 독재체제단체 자유조선 회원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안에 대해 석방 명령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재판부는 크리스토퍼 안을 스페인으로의 신병 인도 절차에 앞서 가택연금 상태에 처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크리스토퍼 안에게 "많은 시간 당신에 관한 기록을 읽고 나서 당신이 올바른 일을 하리라는 자신을 갖게 됐다"면서 보석 석방 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그가 도주하면 가족과 지인이 보석금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LA 동부 치노힐스 자택에서 발목 감시 장치를 찬 상태로 지내야 하며, 병원 약속과 교회 예배 때만 외출이 허용된다.

미 법무부 관계자는 보석이 게시되고 나서 며칠 안으로 크리스토퍼 안이 석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3일 보석 재판에서 “북한 정부가 크리스포터 안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연방수사국(FBI)이 확인했다”며 “그는 독재정권의 명백한 살해 표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크리스토퍼 안이 스페인으로 돌아간다면 북한 측의 암살이나 상해 위협을 느낄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안의 신병 석방에도 그의 신병을 스페인 당국으로 인도하기 위한 재판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 검찰은 크리스토퍼 안의 석방에 반대하며 스페인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그의 신병을 스페인으로 넘겨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스페인은 크리스토퍼 안이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한 7명의 용의자 중 한 명이라며 그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크리스토퍼 안을 포함한 자유조선 회원 7명은 지난 2월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와 이동식 메모리 등을 탈취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전직 미 해병대원인 크리스토퍼 안은 지난 4월 18일 LA에서 미 당국에 체포됐다.

이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자유조선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그러나 그는 아직 붙잡히지 않고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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