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경계하는 상황병 정모 일병(22) 서울 원효대교서 투신해 사망
軍 "목선 상황 발생 시간에 근무 안해…직접 관련 없고 조사대상 아냐"

15일 삼척항에 입항한 북한 목선./국방부 제공
15일 삼척항에 입항한 북한 목선./국방부 제공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당시 경계작전에 실패한 육군 23사단에 근무했던 병사가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정모 일병(22)이 전날 오후 9시 43분쯤 서울 원효대교에서 투신했다. 정 일병은 여의도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정 일병은 23사단 소속으로, 소초(두 명 정도가 근무하는 작은 초소)에서 해상을 감시하고 상황을 전파하는 경계 임무를 맡고 있었다. 지난달 15일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할 때는 오후 근무를 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군 관계자는 "(정 일병이) 소초 근무자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 목선이 입항할 당시에는 오전 비번이라 근무를 하지 않았고, 오후에 뒤늦게 투입됐다"면서 조사대상이 아니었다고?주장했다. 정 일병이 소속된 23사단은 경계작전 실패를 추궁받아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집중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 일병은 합동조사단 조사(24일) 때는 휴가를 간 상태였다”며 “또한 군 당국은 북한 목선 사건과 관련해 병사들에겐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이미 수차례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목선은 입항 전날 삼척항 인근에 도착해 밤을 지새웠다. 통상 경계작전은 3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정 일병이 전날 밤에 근무를 섰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합동조사팀의 조사를 받았을 수도 있지만, 군 당국은 정 일병의 전날 근무시간에 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사망한 병사가 북한 목선 사태와 무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우 한국당 목선진상조사위원장은 기자에게 “군 당국은 정 일병의 사망사고에 선을 그을 게 아니라, 14일에서 15일 사이 누가 근무하고 지휘체계는 어떠했고 인수인계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전부 공개해야 한다”며 “한국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북한 목선 사태의 의혹을 밝혀내고, 정 일병의 사망이 군 당국의 조사와 관련돼 있는지도 전부 밝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한 목선 경계 실패와 관련해 육군 23사단장과 해군 1함대 사령관을 곧 징계위원회에 부칠 예정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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