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를 의미) 맞아 2년만에 참배…2014년 이후 5년만에 추모사이렌
북한 전역서 추모 사이렌 울리고 주민들은 하던 일 멈추고 일제 묵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망 25주기인 8일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일성 동지 서거 25돌 즈음해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인 절세위인을 사무치게 그리며 추모하는 인민의 충정이 조국강산에 더욱 뜨겁게 차넘치고 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민족 최대 추모의 날인 7월 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셨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먼저 금수산 태양궁전에 있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입상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했다. 입상에는 김 위원장과 노동당 중앙위원회·중앙군사위원회,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명의로 된 꽃바구니들이 놓여있었다. 그 후 김 위원장은 두 사람의 시신이 안치된 영생홀로 이동했다.
이날 참배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총리,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등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중앙통신은 "참가자들은 김일성-김정일주의 기치 높이 우리 혁명을 승리와 영광의 한길로 억세게 이끌어나가시는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사상과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 우리 당의 자주의 혁명노선과 자력갱생의 전략을 틀어쥐고 전 인민적인 총진군에서 지휘성원으로서의 책임과 본분을 다함으로써 주체의 사회주의 위업을 끝까지 완성해 나갈 굳은 결의를 다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정오에는 북한 전역에 설치된 추모 사이렌이 3분간 울려 퍼졌다.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의 참배와 함께 평양 거리와 광장 등에서 주민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일제히 금수산 태양궁전을 향해 묵념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북한 인공기는 한 폭 내려 게양됐다. 주민들은 버스 등에서 내려 고개를 숙였고, 선박 탑승객들도 선상으로 나와 묵념했다. 군인들도 모자를 벗었다. 북한이 김일성주의 전체주의 국가임을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평양 인민대학습당에 걸린 김일성ㆍ김정일 초상화 앞에서 주민들이 묵념하는 장면도 방송됐다. 인파는 만수대언덕에 있는 김일성ㆍ김정일 동상 앞까지 이어졌다.
김 주석의 사망일에 추모 사이렌이 울린 것은 2014년 20주기 행사 이후 5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김 주석 사망일 당일 0시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지만, 작년 참배는 보도되지 않았다. 올해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를 의미)이라 김 위원장이 직접 참배하는 등 추모 규모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 봉쇄, 트럼프 대통령과의 핵협상, 경제적 어려움 등 대내외적 난관으로 민심이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김정은 통치 체제의 안정화를 위해 이 같이 전국적인 추모 행사를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