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일본서 동분서주...한국 반도체 산업 정밀 타격, 자구책 마련할 수 있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일본서 동분서주...한국 반도체 산업 정밀 타격, 자구책 마련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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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불화수소 재고 부족, 세계1위 반도체 기술력 유지에도 마이너스"

지난 7일 일본에 도착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정부가 거래 규제 대상에 올린 반도체 첨단소재 거래선을 뚫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8일 국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거래처 기업 간부를 만나 일본 이외의 공장에서 한국으로 소재 조달을 요청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들은 일본 이외에 대만·싱가포르에 생산 거점을 보유한 반도체 첨단소재 업체 '스텔라'에서 삼성전자가 고순도 불화수소(HF)를 조달받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HF는 반도체 제조공정 중 회로의 모양대로 깎아내는 식각 공정에 쓰이고 독성이 강해 오랜 시간 보관이 어려워 재고를 많이 확보하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의 요청과 달리 스텔라는 현재 일본 정부의 최종 승인이 떨어져야 대만 등지에서 한국에 HF를 수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가스 형태의 불화수소 말고도 액체 등 케미칼 형태의 불화수소를 쓸 수 있겠지만, 원활한 공정을 위해선 가스 형태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거래 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PR)를 생산하는 일본 현지업체 TOK도 이 부회장의 현지 일정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PR은 반도체 생산의 주요 공정인 노광 공정에 필요한 핵심 소재다. 노광 공정은 빛을 이용해 웨이퍼 위에 회로 패턴을 그려내는 것으로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세 세계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엔 이 분야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PR 수입이 끊어지면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목표에 차질이 빚어진다. 이 부회장의 귀국은 오는 9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삼성전자 측에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동아일보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고위급 인사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의 비공개 면담에서 "HF 등 일본의 반도체 생산용 첨단소재 공급 중단이 장기화되면 반도체 공장이 멈춰서는 것도 문제지만 연구개발(R&D)이 중단돼 세계 1위 반도체 기술력이 경쟁국에 따라잡힐 여지를 주게 된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수출 규제의 여파가 단순 생산량 감소에 그치지 않고 국내 경제의 중추인 반도체 산업의 30년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비공개 회동에는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간부와 HF업체 대표도 함께 참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당 고위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이라는 표현이 나왔다"며 "불화수소 부족에 따라 R&D가 중단되면 메모리 분야뿐 아니라 대만 업체와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일본의 경제 보복 선언 직후 일본에 구매팀을 급파해 스텔라화학, 모리타화학 등 현지 업체를 찾아 공급을 요청했지만 추가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이 있지만, 일본산을 즉시 대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특히 고품질 불화수소를 만드는 기술이 부족하다"며 "기술력 차이가 수십 년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작 과정에서 불순물을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700여 개의 반도체 공정에서 불화수소를 사용하는 공정만 5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관의 어려움 탓에 재고량이 한 달 치도 없는 상태다. 불화수소는 반도체뿐 아니라 신소재 관련 연구 과정에도 필수적인 소재다. 각 기업 반도체 연구소뿐 아니라 대학 등 학계 연구기관에서도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국 수출 규제를 밝힌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개인 기업인이 한일 무역전쟁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더 많다. 민관의 협력이 절실해 보인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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