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 광화문광장에 천막 기습 설치
서울시 "철거 않으면 지난 25일처럼 '행정대집행'" 예고
서울시와 우리공화당,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집단폭력 등 혐의로 고소·고발 中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우리공화당 당원 및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우리공화당은 광화문광장에 텐트 4개 동을 설치했다. / 연합뉴스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이 6일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기습 설치했다. 지난달 28일 청계광장으로 천막을 자진 이동한 지 8일 만이다. 서울시는 철거하지 않으면 7일 행정대집행을 시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우리공화당은 6일 오후 1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하다 오후 3시 천막을 설치한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오후 6시쯤 광화문광장에 천막 4개 동을 설치했다. 천막이 펼쳐지자 집회 참석자들도 일제히 광화문광장으로 몰려가 집회를 이어갔다. 우리공화당은 2017년 탄핵 반대 집회에서 숨진 사람들에 대한 추모 등을 이유로 지난 5월 10일부터 광화문광장을 점거하고 있다.

당시 광화문광장에는 서울시 관계자들이 5~7명가량 있었으나 천막 설치를 막지 못했다. 광장관리 주체인 서울시가 경찰에 행정응원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막 설치 과정에 재물손괴나 폭력 행위도 없어서 경찰이 개입할 수 있는 요건 자체도 없었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우리공화당에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 연합뉴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 측에 7일 오후 6시까지 자진 철거하라는 대집행계고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철거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 절차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달 25일 행정대집행에 착수해 천막을 강제 철거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양측 간 격렬한 몸싸움으로 부상자 50여 명이 속출하는 등 유혈 사태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은 그날 오후 천막을 이전보다 더 큰 규모로 재설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는 경호 등의 이유를 들어 천막을 청계광장 일대로 옮겼다. 그러자 서울시는 2억여 원을 들여 130개의 대형 화분을 충무공상 인근에 설치하며 우리공화당의 재입성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은 화분이 없는 세종대왕 동상 앞에 자리를 잡았다.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공화당 집회에서 조원진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전날 서울역에서 광화문으로 행진을 앞두고 “촛불을 들었던 그 광장에서 우리는 경광등 흰색을 들고 그들을 묻어버리겠다”며 “천막 당사는 양보도, 철수도 못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와 우리공화당은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집단폭력 등 혐의로 고소·고발 전을 벌이는 중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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