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30일 미국의 기자들에게 “문(문재인 대통령)이 대체 왜 그걸 내뱉었는지 모르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일보가 5일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비건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국무부 장관 전용기에서 ‘오프더레코드(비보도 전제)’로 기자들에게 “미북 3차 정상회담을 위한 ‘백채널(물밑교섭)’은 전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AP 등 세계 주요 통신사들과의 인터뷰에서 “(미북) 양국 간에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노이 회담으로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 상태의 물밑 대화”라고 말했는데 비건 대표가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조선일보에 “비건 대표의 말대로라면 미북 간 물밑 교섭이 전혀 없었다는 것인데 문 대통령은 왜 있었다고 했는지 의문스럽다”며 “교착 상태인 북핵 협상이 겉보기와 달리 실제로는 잘 되는 것처럼 포장하려고 그랬을 수 있다”고 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판문점 회동이 성사된 배경도 공개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이 댄 월시(백악관 부비서실장)에게 미북 정상 만남 시도를 2주 내에 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24시간 내에 하는 것이 나을지를 물었고, 토요일(지난달 29일) 아침엔 나를 깨워 해당 사안의 장단점을 상의한 뒤 대통령을 찾아갔다”며 “결국 대통령은 ‘24시간 내 김정은을 만난다’에 도박해 그걸 따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판문점 회동에 대해 “김정은은 (판문점까지) 차로 2시간 거리고, 대통령은 서울에서 헬기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데다 최근 친서를 서로 주고받고 하는 등 여러 분위기로 봤을 때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고를 받고 나서 트위터로 김정은에게 ‘판문점에서 만나고 싶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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