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5시부터 열린 제8차 회의는 자정 넘겨 4일 새벽 제9차 회의로까지 이어졌으나 결국 파행
경영계, 이미 임금 지불 능력을 초과해 올해 8350원에서 4.2% 감액한 8000원 요구
노동계, 내년에도 19.8% 인상한 1만원 요구
제10차 회의는 오는 9일 열려

지난 3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노동계(근로자위원)와 경영계(사용자위원) 양측의 최초 요구안을 받아 심의에 착수했으나 밤샘 협상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전날 오후 5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4일 자정이 될 때까지 이어졌다. 위원회는 이날 자정 0시부터 제9차 전원회의를 열어 논의를 계속했지만 노동계와 경영계 양측의 간극이 너무 커 새벽 2시에 결렬되고 말았다.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8000원(시급)으로 낮추자고 요구했다. 이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8350원)보다 4.2%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의 최저임금 인하 요구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2010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5.8%를 주장한 이후 10년 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최저임금은 2.8% 인상됐다.

반면 노동계는 19.8%(1만원) 인상해야 한다는 요구안을 지난 2일 제출했다. 이들은 경영계가 삭감안을 제출한 것에 대해 극렬 반발했다. 노동계 측은 "경영계의 최저임금 삭감안은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때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노동자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금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사용자 측 입장에선 "최저임금이 고용자의 지불 능력을 초과했고 경제 상황, 취약 업종 일자리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29.1%나 올라서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생계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맞섰다. 이들은 "유급 주휴시간 효과까지 감안하면 4.2% 감액해 최저임금의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결국 노사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노사 양측의) 최초 제시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진행됐다"며 "차기 회의에서 논의 진전을 위해 수정안을 반드시 제출해달라"고 결렬을 선언했다. 제10차 회의는 오는 9일 열린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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