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김건희씨가 사업 초반 가장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마크 로스코' 전시에 협찬한 사실 드러나
삼성전자, '마크 로스코' 전시 준비 기간과 상당부분 겹치는 시기에 김건희씨 개인 소유 아파트에 7억 전세 들어가
野, 김건희씨 전시에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대기업들이 협찬했다며 배경을 추궁하겠다고 밝혀

윤 후보자 아내 김건희씨의 코바나 컨텐츠가 주관한 '마크 로스코' 전시 포스터
윤 후보자 아내 김건희씨의 코바나 컨텐츠가 주관한 '마크 로스코' 전시 포스터

국회가 오는 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여야는 진통 끝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와 증인채택을 마쳤다. 윤 후보자는 그간 배우자인 김건희씨(개명 전 이름은 김명신)와 처가 관련 의혹들로 세간의 이목을 끌어온 바 있다.

법제사법위원회의 자유한국당 측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윤 후보자의 배우자가 주관한 미술 전시회에 이례적으로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협찬했다"며 "과연 배우자의 능력인지 아니면 후보자의 지위를 이용했거나 후보자가 개입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해 강공을 예고했다.

3일 본지가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김건희씨가 미술전시 사업 초기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마크 로스코' 전시를 준비하고 개최하기까지의 기간과 해당 전시 협찬사로 전시 포스터에 올라있는 삼성전자가 김건희씨 개인 소유의 서초동 아파트에 전세로 등기됐던 기간이 상당부분 일치했다.

윤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은 66억 원으로 이중 약 64억 원 가량이 아내인 김건희씨 재산이다.  김건희씨 재산은 예금 49억 7200만 원에 부동산 12억 원과 토지 2억 원으로 구성됐는데 특이한 점은 김건희씨 소유의 아파트인 서초동 소재 아크로비스타에 삼성전자가 4년간이나 전세권자로 등기돼 있다는 사실이다. 

삼성전자가 왜 개인 소유의 아파트에 5년 전세권자로 등기했다가 4년만에 등기를 말소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는 등기를 한 이유를 묻는 언론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김건희씨는 미술전시업체 코바나 컨텐츠 대표다. 코바나 컨텐츠는 신생업체로 김건희씨가 윤 후보자와 결혼한 2012년 무렵부터 미술계 대형전시 주관사로 화려하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중에서도 김건희씨의 코바나 컨텐츠가 대중에게 가장 큰 인상을 남긴 전시는 2015년 ‘마크 로스코’ 전시였다. 마크 로스코는 세계적인 추상화가이다. 코바나 컨텐츠는 세계적 거장의 단독전을 성공시킴으로써 업계에서 인정받는 기획사로 자리매김했다.

마크 로스코 전은 2015년 예술의 전당 예술대상에서 ‘최다관람객상’, ‘최우수작품상’, ‘기자상’ 등을 수상했다. 로스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로 코바나 컨텐츠는 세계적 거장들을 국내로 들여오기가 수월해졌다. 포트폴리오를 중시하는 해외 유수의 기관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좋아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마크 로스코처럼 세계적 작가의 전시를 위한 준비 기간은 통상 2년 정도 걸리는 게 다반사다. 그렇다면 코바나 컨텐츠는 대략 2013년부터 마크 로스코를 한국에 들여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으리라 판단할 수 있다. 비용도 상당히 든다. 작품 대여료, 보험료, 운송료, 전시 공간 대여료 및 준비인력 임금 등 수십억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문업체가 여러 후원 및 협찬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전시를 성사시킨다.

코바나 컨텐츠가 주관한 마크 로스코 전시 후원 및 협찬사 명단.
코바나 컨텐츠가 주관한 마크 로스코 전시 후원 및 협찬사 명단.
출처: 코바나 컨텐츠 관련 SNS 계정 캡처
출처: 코바나 컨텐츠 관련 SNS 계정 캡처

그런데 김건희씨가 주도한 로스코 전시에 협찬사로 올라있는 삼성전자는 로스코 전시 준비 기간과 거의 같은 동일한 시기에 김건희씨 소유의 서초동 아파트에 전세권자로 등기돼 있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삼성전자는 2010년 10월부터 김건희씨에게 7억 원을 주고 전세권자로 등기했고 2015년 3월 31일까지 전세계약을 연장했다가 돌연 2014년 11월 7일 계약을 해지했다. 삼성전자가 협찬한 것으로 보이는 마크 로스코 전시기간은 2015년 3월 23일부터 6월 28일까지였다.

야당의원들이 예고한 바와 같이 김건희씨 회사에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후원 및 협찬사로 있었다는 점, 그리고 삼성전자는 이와 상당부분 겹치는 기간 동안 윤 후보자 아내 소유의 아파트에 7억 원을 주고 전세로 들어가 있었다는 점 등은 이번 청문회에서 쟁점으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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