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부로부터 시달렸던 MB 정부 '자원 외교'... UAE 할리바 유전 상업 생산 성공
2012년 3월 본계약 체결은 UAE가 외국 기업에 자국 유전 생산 33년 만에 최초 허용 사례
미국·이란 간 갈등으로 봉쇄 가능성 있는 호르무즈해협 통과하지 않고 국내 운송 가능해
탈원전 정책으로 UAE 원전 정비 사업에서 단독수주 놓친 가운데 나온 의미 있는 성과

역대 정권에서 국정조사와 감사원 감사, 검찰 조사 등 각종 포화를 맞았던 이명박(MB) 정부의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이 최근 성과를 거뒀다. 아랍에미리트(UAE) 유전 개발이 상업 생산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의 단독수주가 유력했던 UAE 원전 정비사업이 무효화 된 가운데 나온 값진 성과다.

3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석유공사와 GS에너지는 2일(현지 시각) UAE 아부다비에서 할리바 유전 상업 생산 기념식을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와 공동 개최했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2042년까지 총 24년간 원유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한국 기업들은 경제적 가치로만 총 62억 달러(약 7조 2300억 원)에 달하는 원유를 확보하게 됐다. 한국 기업이 유전 탐사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全) 과정에 참여해 상업 생산에 성공한 것은 경제적 가치로만 따지기 어려운 경험이라고 한다.

한국 기업이 UAE에서 원유 생산 전체를 주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할리바 유전은 ADNOC, 석유공사, GS에너지가 지분을 각각 60%, 30%, 10% 보유하고 있다. 채굴 가능한 할리바 유전의 매장량은 총 2억 3000만 배럴에 이른다. 초기 단계인 현재는 하루 1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 시설 확충에 따라 올해 말이면 하루 4만 배럴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럴 경우 한국컨소시엄은 지분 비율에 의거해 연 584만 배럴(3억 9000만 달러어치)까지 원유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할리바 유전 사업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3월 한국컨소시엄이 ADNOC와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된 이명박 정부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의 일부다. 이는 UAE가 1979년 이후 33년 만에 최초로 외국 기업에 자국(自國) 유전 생산을 허용한 사례로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자원 외교 성과였다. 당시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 4개국 강자들만의 원유 시장에서 세계 70위권 밖에 안 되는 한국 기업들이 진출한 사실 자체를 두고 ‘놀라운 선전’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할리바 유전은 최근 미국·이란 간 갈등으로 봉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석유공사는 "할리바 유전의 원유는 호르무즈 해협 외곽에 있는 터미널로 이송·저장되기 때문에 해협이 봉쇄되더라도 국내 도입이 가능하다"며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MB 정부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은 박근혜 정부 들어 지속적으로 부실 의혹이 제기돼 국정조사와 감사원 감사, 검찰 조사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도 출범한 해인 2017년 11월 '해외 자원 개발 혁신 TF'를 구성해 에너지 공기업 3사를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이번 UAE 원유 생산 성공은 탈원전 정책으로 UAE 원전 정비 사업 단독수주를 놓친 상황에서 나온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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