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째 0%대 상승률은 2015년 이후 최장...내수 부진 만성화 조짐
오정근 교수, "한국은 심각한 민간소비 위축 상태로 사실상 디플레이션 초입"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년 째 1%를 밑돌았다. 통계청은 소비 부진이 이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제 전문가는 한국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모두 떨어지는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며 사실상 이미 디플레이션 상태라고 분석했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8(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7%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이후 물가 상승률은 6개월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월 0.8%를 기록한 상승률은 2월 0.5%, 3월 0.4%, 4월 0.6%에 이어 5월 0.7%를 나타냈다. 반년 째 0%대 상승률은 2015년 2월∼11월(10개월) 이후 최장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작년 6월보다 1.8% 상승해 전체물가를 0.13%포인트 끌어올렸다. 공업제품은 전년 대비 보합이었다.

이 가운데 석유류는 3.2% 하락하면서 전체물가를 0.14%포인트 끌어내렸다. 전기·수도·가스는 지난해 6월보다 1.3% 상승해 전체물가를 0.05%포인트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비스물가는 1.0% 상승해 전체물가를 0.55%포인트 올렸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서비스물가가 낮은 상승률을 보였고 석유류도 작년 대비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고 유류세 인하 요인도 있어서 하락세가 지속됐다"며 "소비가 부진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쳐서 1%대 미만의 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오정근 교수는 "2년동안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생산비용이 20% 이상 올랐는데도 물가상승률이 0%대라는 점은 민간소비증가율 역시 0%대라는 수치와 함께 이해해야 한다"며 민간소비위축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비율이 선진국 중에서 한국만 크게 늘었다"면서 그만큼 가계소비 여력이 떨어져 경기침체를 야기하게 된 현 상황을 '부채 디플레이션(Debt Deflation)'이라고 지적했다. 

통계청의 이번 '소비자물가 동향' 보고서는 사실상 한국경제가 소위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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