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언론탄압 현실화...'산불 5시간' 의혹 제기했던 언론인 포함 시민들 경찰 조사 시작
文정부 언론탄압 현실화...'산불 5시간' 의혹 제기했던 언론인 포함 시민들 경찰 조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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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1일부터 '文 산불 5시간' 행적 불분명 의혹 제기한 언론인-시민 상대 조사 나서
심민현 펜앤드마이크 기자, 4월7일 文 산불 5시간 의혹 관련 기사로 민주당에 '대리 고발' 당해
"정당의 이름 빌려 정부가 기자 고발하는 것 자체가 개탄스러워...기자로서 대통령 행적 궁금증 갖는 것 당연"
"文 5시간 행적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명예훼손' 성립 안 돼...고발 내용 자체 인정 안 한다"
백승재 "정부기관에는 '文 5시간' 같은 질문할 정당한 권리 있어...'대리 고발' 나서는 것은 언론에 재갈 물리겠다는 것"
이인철 "대통령과 같은 국가기관・정부는 피해자 될 수 없어...의견 제시와 인용보도 등으로는 명예훼손 성립 안 돼"
지난 4월4일 오후 '신문의 날'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4월5일 오전 강원 고성, 속초 일대에 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지 5시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문 대통령 비교 모습(좌)과 산불이 한창이던 지난 4월4일 저녁 '꽃놀이' 사진을 게시한 청와대 인스타그램 모습(우).

강원도 산불 사고 당일 문재인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비판과 의문을 제기한 75명에 대한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 이 가운데엔 현직 언론인이 포함돼 있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비판 여론 탄압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사이버2팀은 1일부터 문 대통령의 고성 산불과 관련한 의혹을 담은 인터넷상 게시물을 작성한 시민 75명(김순례 한국당 의원 포함)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 4월12일 가짜뉴스를 제작하고 유포했다는 혐의로 검찰 고발을 하고 나선 데(대표 고발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 따른 것이다. 경찰이 출석 요구서에 담는 등으로 요약한 ‘사건의 요지’는 “지난 4월5일부터 4월7일경 인터넷을 통해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 관련하여 피해자(문 대통령)가 언론사 사장들과 술을 마시고 있어 대처가 늦었다’는 취지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것”이었다.

이날부터 시작된 경찰 조사의 첫 대상은 심민현 펜앤드마이크 기자다. 그는 강원도 산불 사고 직후인 지난 4월7일 펜앤드마이크 홈페이지에 “‘사상 최악의 산불’ 발생 5시간 지나서야 모습 드러낸 문재인...5시간동안 뭐 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경찰 출석을 요구받았다.

약 3시간가량 진행된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심 기자는 “기자로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민주당에서 문제삼은 대로) ‘술을 마셨다’는 내용이 내가 작성한 기사에서는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고, 마셨을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을 제기한 부분을 인용보도했을 뿐이다”라며 “정당의 이름을 빌려 문재인 정부가 기자를 고발하는 것 자체부터 ‘2019년 7월의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맞나. 지금 내가 어느 세상에 살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개탄스러웠다”고 했다.

아래는 심민현 기자와의 일문일답(一問一答).

ㅡ 민주당 측이 어떤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나.

“민주당은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와 답한 부분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산불 발생 당시 5시간 행적을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 ‘허위사실’이 성립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이나 민주당이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생각한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수많은 전직 대통령들이 국민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해왔을 겁니다. 의문을 제기한 것에 대해 (청와대나 민주당 등이)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심민현 펜앤드마이크 기자. (사진 = PenN뉴스 영상 캡처)

ㅡ 어떤 기사를 문제삼은 건가?

“지난 4월7일 작성한 “사상 최악의 산불’ 발생 5시간 지나서야 모습 드러낸 문재인...5시간동안 뭐 했나?”라는 기삽니다. 산불 당시 문 대통령과 청와대 등에서 내놓은 자료도 있고, 여러 정황 증거를 바탕으로 방송 논평을 내놓은 진성호 전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을 인용보도했습니다. 재차 말씀드리지만, (진 전 의원의) 의혹 논평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려면 문 대통령이 산불 당시 5시간 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ㅡ 조사 분위기는 어땠는지. 경찰 측에선 어떻게 조사하고 있는지?

“조사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수사관이 ‘기자로서 사실을 보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으로 제가 가짜뉴스를 썼다는 식으로 질문했습니다. 저는 ‘기자가 사실을 보도해야 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기자의 또 다른 책무는 대통령 등 정부기관 행보와 관련한 미심쩍은 부분을 꼬집는 것 아닙니까’라고 답했습니다. 일반 대중에 이런 의혹을 알리고 정부 정책을 바로잡는 것,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게 실제 기자의 책무이지 않습니까. 이후에도 비슷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만,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는 내용 자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ㅡ 고발을 당한 다른 일반 시민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지.

“일반 시민들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당에서 단체 메신저 채팅방을 만들어 법률적 지원을 행하고 있는데, 이 방에서 식사를 못하고 있는 분, 앞으로의 장래를 걱정하는 청년, 대통령을 ‘피해자’로 만든 데 대한 불안함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기사를 작성해 고발당한 언론인은 저 혼자이기에 다른 사례까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고발을 당한) 다른 시민들도 문 대통령의 5시간에 대한 의혹으로 게시글을 작성하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부분을 충분히 주장했습니다. 대선 공약에서는 자신의 일정을 전부 밝히겠다고 공언하던 문 대통령은 어디로 가고, 일반 시민을 75명이나 대리고발하는 식으로 하면서 일정을 밝히라는 요구는 쉬쉬하는 문 대통령의 자세는 바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심 기자 측 변호인이자 행동하는 자유시민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백승재 변호사는 이날 동행 조사를 마치고 난 뒤 “기자든 국민이든 대통령과 같은 정부 기관에는 질문을 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 이는 좌파 성향 매체들이 부르짖는 ‘알 권리’ ‘표현의 자유’ 등과 직결된다”라며 “세월호 7시간과 산불 5시간이 무엇이 다르나. 심지어 세월호는 탄핵사유로까지 거론되지 않았나. 당시 김정숙 여사의 꽃놀이 사진이 올라오는 등, 청와대의 공식 행적을 보면 문재인 정부가 (강원 산불을) 국가 재난상황으로 인지했는지에 대한 의문까지 든다. 이런 사안에 ‘대리 고발’까지 나서는 것은 언론에 대한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동하는 자유시민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백승재 변호사(좌)와 서울지방경찰청이 보낸 출석요구서. 문재인 대통령을 피해자로 명시하고 있다(우). (사진 = 고성국TV 방송화면 캡처 등)
행동하는 자유시민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백승재 변호사(좌)와 서울지방경찰청이 보낸 출석요구서. 문재인 대통령을 피해자로 명시하고 있다(우). (사진 = 고성국TV 방송화면 캡처 등)

행동하는 자유시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인철 변호사도 “대통령과 같은 국가기관이나 정부는 피해자가 될 수 없다. 광우병 보도 사건도 민사, 형사 두 개로 진행이 됐지만 형사는 무죄가 됐다. (국가기관 등이 피해자로서 공소권이 없는 것은) 보도와 같은 공적인 사안의 경우 공익을 위한 것이고 언론의 기능(비판)이 허용돼야 한다는 취지”라며 “민주당 측에서 허위사실이라 주장하는 내용은 진성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주장한 것인데, 이같은 의견 제시로는 명예훼손 요건이 성립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이 5시간 관련 내용에 대한 해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작된 경찰 조사는, 앞으로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한 75명 중 김순례 한국당 의원을 제외한 전원을 대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대통령과 여당이 진실한 사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게시물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과 일반 네티즌을 고소하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황당한 통치행위”라며 피고발인들을 대상으로 법률 자문에 나서는 등의 지원도 행하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지난 4월7일 펜앤드마이크가 보도한 "‘사상 최악의 산불’ 발생 5시간 지나서야 모습 드러낸 문재인...5시간동안 뭐 했나?" 기사 내용 중 일부.
지난 4월7일 펜앤드마이크가 보도한 "‘사상 최악의 산불’ 발생 5시간 지나서야 모습 드러낸 문재인...5시간동안 뭐 했나?" 기사 내용 중 일부.

 

지난 4월7일 펜앤드마이크가 보도한 "‘사상 최악의 산불’ 발생 5시간 지나서야 모습 드러낸 문재인...5시간동안 뭐 했나?" 기사 내용 중 일부.
지난 4월7일 펜앤드마이크가 보도한 "‘사상 최악의 산불’ 발생 5시간 지나서야 모습 드러낸 문재인...5시간동안 뭐 했나?" 기사 내용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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