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판문점서 미북정상 만난 것은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돌파구
하노이에서 결렬된 핵심 이견들이 좁혀질 신호 보이지 않아
미북대화는 2020년 미국 대선을 상수(常數)로 6개월 남아
한국과 중국 지도자 자신들의 이익 위해 미북정상회담에 적극 개입중

전 세계 정부와 일류기업들을 상대로 지정학적 분석 보고서를 제공하는 세계적 싱크탱크 스트래트포(Stratfor)가 지난 30일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스트래트포는 짧은 분량의 보고서에서 앞으로 미북정상회담이 성공적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미북 간에 남은 6개월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 시한이라고 제시했다.

스트랫포를 이끄는 국제적 명성의 조지 프리드먼(George Friedman)
스트래트포를 이끄는 국제적 명성의 조지 프리드먼(George Friedman)

조지 프리드먼(George Friedman)이 이끄는 스트래트포는 지난 30일 판문점에서 성사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놀라운 만남(the surprise meetup)'이라 표현했다. 하노이 이후 교착 상태에 있었던 미북관계가 양국 정상 간의 개인적 만남으로부터 극적 전환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스트래트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점, 대북제재를 해제하진 않겠지만 미북대화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 점, 북한의 지난 5월 미사일 발사에 무게를 두지 않은 점 등을 주목할 만한 것으로 꼽았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직접 담판을 짓기 위한 과정에서 대화와 단절을 좌지우지하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회담도 정체 상태에서 다시 대화 모드로 시동을 걸려는(kickstart) 시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스트래트포는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한 많은 부분들이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 결렬된 미북 간 요구사항에 달려있기에 양국이 과연 어느 정도로 유연성을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보인 바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트래트포는 미북 정상에게 남은 대화 시간은 6개월 뿐이라면서 2020년 미국 대선을 상수로 꼽았다. 이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이다.

한편 스트래트포는 미북회담이 가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한국과 중국이 처한 상황을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정책으로 국내에서 역풍(headwinds)을 맞을 수 있는 처지에서 미북 정상 간 중재자 역할 부각을 꾀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중국은 미중분쟁에서 북한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기 위해 북중대화와 미북대화에 적극적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로 셈법은 다르더라도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기대하는 이익이 있는 주변국들이 지속적인 역할을 하고있다는 시각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