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유력 정치인들 트럼프 연출 리얼리티 쇼 비판... '진짜 외교' 아닌 사진촬영용
김정은과 만남 자체를 문제삼기보다 트럼프 특유의 탑다운 방식 비난에 가까워
바이든, "트럼프는 독재자를 애지중지한다" 맹비난까지 해

출처: ABC 뉴스 캡처
출처: ABC 뉴스 캡처

30일 급조된 미북정상회담으로 G20 정상회의를 비롯한 모든 현안들이 뒤로 밀려난 가운데 미국 정가에서 미북정상회담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2020년 미국 민주당 경선을 위해 뛰고있는 유력 정치인들은 미국 정상이 김정은과 만난 사실 자체를 비난하기보다 트럼프가 즐겨 사용하는 특유의 탑다운(Top-down) 방식에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는 ABC와 인터뷰에서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그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이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는 진짜 외교가 필요하다(We need real diplomacy)"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가 미국 외교의 전통에서 국무부를 앞세우는 절차를 무시하고 직접 나서서 김정은과 만남을 '사진촬영용'으로 써먹는다는 비판이다. 샌더스는 "내일, 그리고 그 다음날 어떤 일이 벌어지겠느냐(What's going to happen tomorrow and the next day?)"라며 진지한 외교적 협상에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다.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문제와 북한정권의 반인도 범죄문제를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북정상회담은 사진찍기용이 아니다. 우리의 안보와 우리의 가치는 위태로운(at stake) 상황에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출처: 엘리자베스 워런 트위터 캡처
출처: 엘리자베스 워런 트위터 캡처

여론 지지율이 급등하며 정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자비한 독재자(a ruthless dictator)와 사진 찍고 러브레터를 주고받는 데 미국의 영향력을 낭비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샌더스가 '진짜 외교'라는 말로 트럼프의 외교술을 비판한 것에 대응해 '원칙에 입각한 외교(principled diplomacy)'를 내세웠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친교가 깊었던 조 바이든(Joe Biden)은 대변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와 이익을 댓가로 독재자를 애지중지(coddling)한다"는 비난까지 쏟아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역임한 바이든은 트럼프가 김정은의 비위를 맞춰주느라 충실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에 주력했다.

관습에서 벗어난 트럼프의 돌발적인 외교술을 두고 미국 정가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체적으로 미국 대통령이 협상을 위해 김정은과 직접 만나 담판짓는 위험성에 대한 우려에 가깝다. 아울러 미국 정가에서는 북한과의 외교에서 최일선에 나서려는 트럼프의 정치적 속셈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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