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은 회담서 빠져...트럼프-김정은, 남측 자유의집서 양자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53분 간에 걸친 사실상의 3차 미북정상회담을 했다.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의 집에서 대기하다 먼저 나와, 군사분계선 쪽으로 걸어갔으며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마중 나온 김정은과 악수를 한 뒤 함께 북측 지역으로 넘어갔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동하면서 계속 뭔가 얘기했으나 중계 방송에 목소리가 잡히지는 않았다. "영광이다(It is honour)"라고 하는 목소리만 살짝 마이크를 통해 전달됐다.

북측 지역으로 15걸음 정도 이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김정은과 악수를 한 뒤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돌아와 카메라 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했다. 이어 두 사람은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앞으로 같이 이동했다. 자유의 집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3자 회동을 했다. 이어 트럼프와 김정은은 자유의집 안으로 함께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리를 피했다.

트럼프와 김정은 두 사람은 미국 국기와 북한 인공기가 배치된 방 안에서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각자 모두 발언을 한 후 취재진들을 내보내고 단독 회동에 들어감으로써 사실상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한편 미국의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회담은 약 53분 정도 지속됐다.

김정은은 모두 발언에서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런 장소에서 오랜 적대 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더 좋게 우리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는 만남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어 "우리가 훌륭한 관계 아니라면 하루 만에 이런 상봉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이런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 하는 좋은 일을 계속 만들면서 앞으로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고 이렇게 만나 기쁘다"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 우리는 훌륭한 우정 갖고 있고, 짧은 시간에 연락을 했는데 만남이 성사돼 기쁘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기자들을 내보낸 뒤 약 53분간 단독 정상회담을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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