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공영노조 "방송 오류 밝혀진 것도 없는데 靑사과에 재방 결방시키고 반박문도 막아"
"KBS가 청와대에 어떻게 장악되고 문재인 정권에 부역해 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건"
통합뉴스룸 기자 일동 "‘시사기획 창’ 제작진 지지...보도본부 수뇌부 사과, 대책 마련 촉구"

KBS 양승동 사장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의 난맥상을 고발한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의 '청와대 외압' 주장에 청와대와 KBS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계획된 재방송을 취소하고 기자들의 입장문을 막은 것이 본부장의 당연한 업무라는 KBS의 안내문이 게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성명을 통해 "보도본부 수뇌부들의 행태도 제작진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며 "제작진은 청와대 측 주장에 대한 반박 입장문을 작성했지만 보도본부 수뇌부가 '로우 키(Low Key)로 가자', '2~3일만 지나면 잠잠해진다'는 표현을 써가며 제작진의 입장문 발표를 막았다"고 밝혔다.

이어 "예정됐던 해당 프로그램 재방송은 끝내 결방됐다"며 "편성본부장은 재방송 불방을 결정한 경위를 밝히고, 그 과정에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엄중 문책할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에 KBS공영노조는 “KBS가 계획된 재방송을 취소하고 기자들의 입장문을 막은 것이, 본부장의 당연한 업무라는 사측의 이상한 ‘안내문’이 게시됐다”며 “청와대 수석 말 한마디에 재방송을 취소하고, 제작진의 입장문을 막는 것이 본부장의 업무라니,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고 있나. 이게 제작 자율성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영노조는 “방송 내용에 대해 소송이 제기되지도 않았고 오류가 밝혀진 것도 없는데, 어떻게 청와대 수석이 사과하라고 요구하니까 스스로 알아서 계획된 재방송도 결방시키고 제작진의 반박이 담긴 입장문도 막는단 말인가”라며 “양승동 체제가 들어선 이후, KBS가 청와대에 어떻게 장악되고 또 문재인 정권에 부역해 왔는지를 이번 사건이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공영노조는 “그렇게 제작 자율성, 언론의 자유를 외치던 KBS기자협회는 왜 꿀 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는가”라며 “KBS를 망치고 있는 자들은 지금 당장 물러가라”고 말했다.

한편, 통합뉴스룸 기자 일동은 27일 ‘‘시사기획 창’ 제작진을 지지하며 응원합니다’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시사기획 창’ 제작진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태양광 사업의 문제점을 파헤친 <시사기획 창> 방송과 관련한 수뇌부의 대처는 안일하다 못해 처량하기까지 하다”며 “권력에 굴복하는 듯한 행태가 가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도본부 수뇌부는 청와대 외압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막으며 제작진의 민주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보도본부 수뇌부의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엄중한 상황에 ‘진상조사가 우선’이라면서 ‘물타기’에 나서는 민노총 소속 특정노조와, 제작 자율성이 심대하게 침해받고 있는데도 뒷짐 지고 침묵하는 기자협회 집행부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며 “청와대도 공영방송에 대한 부당한 외압과 간섭을 멈추라”고 밝혔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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