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공식 페이스북 사진 설명에...사우디 아람코 회장을 사우디 장관으로 기재하는 실수 범해
말레이시아 인사말 실수 등 文대통령 취임 후 '외교 결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민경욱 "청와대, 또 외교 결례...솔직히 이제 놀랍지도 않다" 개탄

(사진=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화면 캡처)
(사진=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화면 캡처)

끊임없이 '외교 결례'를 저지르고 있는 청와대가 같은 실수를 또다시 반복했다. 일각에선 이 정도면 학습능력이 제로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지난 26일 공식 페이스북 사진 설명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회장을 사우디 장관으로 잘못 기재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6시 10분께 페이스북 계정에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의 연설 사진을 올렸다.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쓰오일 석유화학 공장 준공 기념식에서 촬영된 사진이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참석했다. 청와대는 알 팔레 장관의 "한국과 사우디는 오늘날 G20 멤버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붙였다.

하지만 청와대가 올린 해당 사진의 인물은 알 팔레 장관이 아닌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였다. 아람코는 에쓰오일의 대주주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에쓰오일 신규 공장 건설에 60억달러(약7조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아람코 측은 이날 저녁부터 계속해서 청와대에 "사진 설명이 잘못됐다"며 정정을 요청했지만, 사진은 15시간이 지난 다음날(27일) 오전 9시께야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의 외교 결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우선 이번연도만 살펴봐도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13일 말레이시아 국빈 방문 당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개최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말레이시아 말이 아닌 인도네시아 말로 인사말을 건네 여론의 질타를 받았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슬라맛 소르(Selamat sore)'라는 현지어로 인사했다. 청와대는 이 표현이 '말레이시아의 오후 인사'라고 설명했지만, 이 말은 말레이시아어가 아닌 인도네시아어였다. 말레이시아 인사말은 '슬라맛 쁘탕(Selamat petang)'이다. 게다가 문 대통령이 쓴 '슬라맛 소르'라는 표현은 '슬라맛 소레'라는 인도네시아어 발음을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음 날인 14일에도 실수는 이어졌다. 청와대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친절한 청와대-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3국 세번째 순방지, 캄보디아'라는 제목으로 캄보디아 국기를 비롯해 여러 장의 사진으로 캄보디아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를 떠나 세번째 순방지인 캄보디아에 도착한 상태였다.
 
그런데 청와대는 가장 크게 보이는 메인 사진에 캄보디아가 아닌 대만의 국가양청원 사진을 올려놨다. 국가양청원은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 시에 있는 종합예술 문화시설이다. 청와대는 뒤늦게 실수를 인지한 듯 얼마 뒤 부랴부랴 메인 사진을 캄보디아의 세계 최대 규모 사원인 앙코르 와트로 교체해 놓았다.
 
상대국에 대한 외교 결례는 아니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 4월 16일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떠나면서 촬영된 사진이 논란을 일으킨적도 있다. 당시 청와대 사진기자단이 찍은 사진에 따르면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 앞부분에 꽂혀있는 태극기가 거꾸로 돼 있었다. 태극문양이 빨간색이 아래에, 파란색이 위로 배치돼 있었던 것이다. 청와대는 실수를 인정하며 "환송 행사 전에 태극기에 이물질이 묻은 것을 발견한 대한항공 실무자가 새 태극기로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착오로 태극기를 거꾸로 걸었다가 이를 인지하고 다시 정상적으로 걸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청와대의 잇따른 '외교 결례'를 두고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와대, 또 외교 결례. 사우디 장관을 소개하며 엉뚱한 아람코 사장 사진을 올렸다. 솔직히 이제 놀랍지도 않다"고 개탄했다.
 
자유 우파 진영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삼세판'이라는 말도 있듯 실수도 세 번까지는 봐줄 수 있지만, 그 이후로도 반복되면 문제가 심각할뿐더러 청와대 직원들의 학습능력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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