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0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만날 예정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해당 한국 기업 '리스트' 만들어
미국 백악관, 직접 기업들 선택해 "한·미 기업인 간담회를 하자"고 통보
중국 외교부 한국 정부에게 "(미·중 사이에서) 올바른 판단 해야 한다“
필요한 건 대통령 부인의 격려 오찬이 아닌 대통령과 대기업 오너들이 모이는 전략회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G20 정상회의 계기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30일 양일에 걸쳐 한국을 방문한다. 방한 일정 중 30일 오전 10시 하얏트 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두산 박정원 회장 등 18명의 주요 대기업 오너들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미국 투자 규모가 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해당 한국 기업 '리스트'를 만들었다고 전해졌다. 미국 백악관에서 직접 기업들을 선택해 "한·미 기업인 간담회를 하자"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펼치고 있는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과 '미국 투자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책 마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주한 미국 대사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삼성, LG, SK 등의 대기업을 직접 접촉하고, 대미 투자 현황 자료를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차원의 투자 현황 파악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對미국 투자 압박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초 중국 외교부 당국자자 한국 정부에게 "(미·중 사이에서)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한국을 압박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펼치고 있는 ‘반(反)화웨이 전선에 동참하라'는 미국 요구를 한국 정부가 거부하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또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직접 글로벌 기업들을 모아놓고 미국의 대중 정책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dire consequences)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중국이 불러모은 기업들에 삼성과 SK하이닉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을 비롯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현재 미국과 중국 틈에 끼어 있다. 미국 정부와 중국 정부가 양쪽에서 압박하고 있다. 각국이 내미는 청구서를 무턱대고 받아들일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사면초가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는 보이지 않는다. 비록 기업활동이 민간 영역이지만 삼섬 및 SK와 같은 대기업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하나의 축이고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대통령 부인이 삼성·SK를 포함한 10여 개 대기업 CEO급 인사들과 청와대에서 비공개 오찬을 해서 비난을 받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지금 필요한 것은 대통령 부인의 격려 오찬이 아니라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대기업 오너들과 만나 미국 및 중국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전략회의라고 꼬집었다.  

차광명 기자 ckm181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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