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文대통령에게 김정은 메시지 전달..."비핵화 의지 변함 없어"
"한국과 화해협력 추진할 용의...한반도에서의 대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
같은날 권정근 北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전혀 결이 다른 담화 韓中정상회담 앞서 발표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앉아 할 것...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 없다"
"남조선 당국은 제집의 일이나 똑바로 챙기는 것이 좋을 것"
정규재 "외상도 아니고, 국장이 나와서 대통령 말 떡을 만들어...정말 대한민국 국민 해먹기 힘들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오사카 웨스틴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오사카 웨스틴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는 변함 없다. 한반도에서의 대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시진핑 주석이 북한 김정은을 만난 소회라며 이 같은 뜻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언급했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후 5시40분부터 6시17분까지 40여 분 동안 오사카 웨스턴 호텔에서 회담을 가졌다.

브리핑에 따르면 김정은은 시 주석에게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따른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외부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정은은 또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고 싶으며, 인내심을 유지해 조속히 합리적 방안이 모색되길 희망한다"며 "한국과 화해협력을 추진할 용의가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대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시 주석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회담, 북미 친서 교환 등은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높였다고 생각한다"며 "북미 간 조속한 대화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한편 시 주석이 전한 김정은의 긍정적인 메시지와는 전혀 결이 다른 북한 외무성 담화가 같은 날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발표됐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27일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가 미국에 연락할 것이 있으며 조미 사이에 이미 전부터 가동되고 있는 연락 통로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라며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앉아 하게 되는 것 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정근 국장은 또한 "남조선 당국자들이 지금 북남 사이에 다양한 교류와 물밑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조미관계는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기초하여 나가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은 제집의 일이나 똑바로 챙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소위 '한반도 중재자'를 자처하며 '6월말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했던 문 대통령을 외면한 채 시 주석을 북핵 중재자로 선택한 바 있다. 며칠 지나지 않아 문 대통령은 자신보다 한참 급이 낮은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에게 일종의 '모욕'까지 당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이날 뉴스 논평을 통해 "북한의 외상도 아니고, 김영철이란 자도 아니고 이름도 처음 들어본 권정근이란 국장이 나와서 대통령의 말을 완전히 떡을 만들고 '네 일이나 잘해라'고 핀잔을 준 사실은 정말 대한민국 국민 해먹기 힘들다. 인내심이 바닥났다"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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