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귀국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손님 자격으로 웜비어씨가 초대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정연설에 초대된 웜비어씨 부모
지난달 3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정연설에 초대된 웜비어씨 부모

펜스 부통령이 북한 정권의 손에 아들을 잃은 웜비어 씨를 올림픽 개회식에 초청한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위장 평화공세에서 벗어나 실상을 대면하도록 하고 대북 제재 필요성을 제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WP는 펜스 부통령이 올림픽 기간 동안 북한의 선전전에 맞서 싸우고 '모든 대북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반복해서 강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학에 재학중이던 오토 웜비어는 2016년 1월 북한 관광 중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지난해 5월 석방됐다. 이후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온 그는 귀향 엿새 만에 숨졌다.

백악관 관료들에 따르면, 웜비어씨를 초청한 펜스부통령은 이외에도 올림픽 기간 동안 행보를 대북 압박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펜스 부통령 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올림픽에서 하는 모든 것은 지구 상에서 가장 포악하고 억압적인 정권이라는 사실을 덮기 위한 위장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상기시킬 것”이며 “우리는 북한의 선전이 올림픽 메시지를 납치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펜스 부통령이 아베와 함께 7일 회담을 갖고 대북 압박 강화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핵 문제에 안이한 대화는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밝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며, 미·일이 문재인 정권의 대화중시노선을 견제하는 목적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탈북자를 초청해 북 인권 문제를 거듭 언급했으며, 펜스 부통령도 같은 날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모두 영구적으로 포기할 때까지 우리가 모든 경제적 외교적 압박을 계속할 것이란 점을 여러분은 확신해도 좋다"고 호언했다. 미국은 북한의 인권문제를 고리로 전방위 압박을 지속하는 모양새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일 공화당 전국위원회 모임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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