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주장과 달리...美, 영변 핵시설 외 대규모 우라늄 농축 핵시설 추가 발견
지난 2월, 2차 美北정상회담 결렬 원인되기도...일각, 文대통령은 北이익 아닌 대한민국 이익 생각해달라
北김정은 향한 맹목적 믿음도 재확인..."나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

문재인 대통령(左), 북한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左), 북한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공개된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통신사 합동 서면인터뷰에서 "영변은 북한 핵시설의 근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인터뷰에는 연합뉴스와 AFP, AP, 교도통신, 로이터, 타스, 신화통신이 참여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생각하는 북한 비핵화의 되돌릴 수 없는 단계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영변은 북한 핵시설의 근간이다.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의 핵시설 전부가 검증 하에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치가 취해졌을 때 이뤄질 수 있는 제재 (해제)는 어느 수준인가'라는 물음에는 "북미 회담과 비핵화 과정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으면,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도 탄력을 받을 것이며, 국제사회도 유엔 안보리 제재의 부분적 또는 단계적 완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지난 2월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사실상 유엔 대북제재 전면 해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은 영변 핵시설 외 추가 발견한 대규모 우라늄 농축 핵시설 문제를 언급하며 폐기를 요구했고 결국 협상은 결렬된 바 있다.

이 같은 명백한 사실에도 문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 폐기가 '북한 비핵화의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고 한 것이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이제 현실을 외면하는 단계까지 접어든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북한의 이익이 아닌 대한민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의사에 회의적인 시각이 고조되고 있는데,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핵 대신 경제발전을 선택해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분명한 의지"라며 "나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나와 세 차례 회담에서 빠른 시기에 비핵화 과정을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또한, 김 위원장은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을 비핵화와 연계시켜 말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맹목적인 김정은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문 대통령의 이런 일방적인 믿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김정은은 소위 '한반도 중재자'를 자처해온 문 대통령을 외면한 채 북핵 중재자로 사실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선택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21일 북한을 국빈방문해 비핵화와 관련해 긴밀한 공조를 하기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지난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선 문 대통령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비아냥거렸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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