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2월22일 스페인 北대사관 진입 당시 영상 공개...대사관 내 인원 탈북 돕기 위해 갔다고 주장
"다른 사람들 자유에 도달하는 것 돕기 위해 위험 감수한 것...미국・스페인은 왜 우리 벌주나"
"국민을 가난과 압제, 기아로 몰고 간 지도자들 걸린 초상화 내던졌다"며 3월 김일성 초상화 훼손도 해명

자유조선 측이 게시한 영상 중 일부 모습 캡처.
자유조선 측이 게시한 영상 중 일부 모습 캡처.

북한 김정은 타도를 주장하며 비판활동을 이어온 단체인 ‘자유조선(구 천리마민방위)’이 지난 2월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에 들어갔을 때 당시의 영상을 공개했다.

자유조선은 25일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리터닝 투 마이 홈랜드(Returning to my homeland)’라는 20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한 남성이 어느 건물로 들어선 뒤 흐느끼는 모습이었다. 영상 뒤에는 이 남성이 쓴 것으로 보이는 설명도 있다.

영상 설명에는 “2019년 2월22일(대사관 사건 당일), 나는 마드리드의 북한 대사관에 있었다. 나는 탈북자다. 어린 시절 고아가 된 후, 매일 굶주렸고 10대에 중국으로 혼자 도망쳤다가 붙잡혀 북한으로 송환됐다” “이후 수용소에서 강제 노동을 했다. 악독한 전체주의 정권에서 매일같이 자행된 공개 처형, 자살, 대중 기아 등을 목격했다” “북한 외교관의 귀순을 돕기 위해 스페인 대사관에 있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자유에 도달하는 것을 돕기 위해 엄청난 위험을 감수했는데 왜 미국, 스페인이 우리를 벌주는 건가”는 내용이 있다.

설명 말미에는 지난 14일 폭스뉴스에 올라간 익명의 기고문 주소도 담겼다. 기고문의 제목도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자유에 도달하는 것을 돕기 위해 엄청난 위험을 감수했는데 미국과 스페인이 왜 우리를 벌주는 것인가(We took huge risks to help others reach freedom. Why is the US, Spain punishing us?)”다. 자유조선은 지난 3월20일 김일성과 김정은 초상화를 훼손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20초 영상 속 주인공으로 보이는 남성은 초상화 훼손을 저지른 것이 자신이며 훼손 장소가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이라고 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국민을 가난과 압제와 기아로 몰고 간 지도자들의 얼굴이 벽에 걸려있었다. 자신들은 사치품으로 살찌우고 세계를 핵무기로 위협하면서 우리를 동물로 만들었던 자들이었다. 나는 의자를 밟고 올라가 초상화 액자를 바닥에 내던졌다” “누구도 내게 반대하거나 나를 저지하지 않았고 사실 나를 독려했다. 수많은 (북한) 사람들을 대신하는 것 같았고 유리가 깨지는 소리에 내 마음속 사슬도 부서지는 것 같았다”라고 적었다.

또 “북한 외교관의 탈북을 돕기 위해 대사관에 갔던 것이며 이는 ‘공격’도 ‘습격’도 아니었고 탈북 지원을 위해 대사관행을 요청받은 것”이라며 “만약 해치거나 (자료 등을) 훔칠 의도였다면 왜 몇 분 만에 대사관을 떠났으며, 밤에 침입하지 않았을까. 이후에 자발적으로 왜 미 연방수사국(FBI)과 만났을까”라며 “애드리언 홍 창과 주도자 크리스토퍼 안은 영웅이며, 스페인과 미국 당국은 이들에 대한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에 탈북하려던 사람이 있었고, 그를 돕기 위해 대사관을 갔던 것이라며 행동에 당위성을 주장한 셈이다.

자유조선은 2017년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난 3월1일에는 기존 이름 ‘천리마민방위’를 버리고 자유조선이란 이름을 내세웠다. 당초 ‘실체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자신들의 과거 비판활동을 설명하며 북한 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