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형 칼럼] 한국의 '지금 같은 우파'가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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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6.26 10:19:29
  • 최종수정 2019.06.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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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 자멸의 길 갈 것이지만 한국 우파도 역시 자기혁신을 하나도 하지 못한 상태
한국 우파, 정치계-시민 사회 등 현 상태에서 벗어나 죽을 힘 다해야
그렇지 않을 경우 한국 우파의 미래는 없고,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을 것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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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친북 좌파정권은 박근혜 정부가 자멸하는 바람에 거저 정권을 잡았다. 그런데 진정한 집권능력을 쌓기도 전에,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올바른 통치를 위한 자기혁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집권했다. 그래서 집권 후 모든 분야에서 헛발질과 길잃은 폭주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결국 나라 자체는 물론이요, 젊은 세대의 미래를 박살 내고야 말 것이다. 구태의연한 1980년대 좌익 운동권 마인드로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어간다는 발상 자체가 넌센스였다.

결국 문재인 정권도 자멸의 길을 갈 것이다. 그런데 한국 우파도 역시 자기혁신을 하나도 하지 못한 상태이기에 대안세력으로서의 믿음을 주기 힘들다. 현재대로라면 문재인 정권이 거저 권력을 잡았듯이, 우익은 가만히 있어도 정권을 다시 쟁취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요즘 한국 우파의 몰골을 보면 “현재와 같은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정권을 잡으면 뭐 하겠나?”라는 한탄이 나온다.

한국 우파는 오합지졸들이다. 이 집단은 도무지 자생력을 가진 세력이 되기를 포기한듯하다. 아무리 국제정세나 북한의 급변사태 등의 외생변수가 생긴다 해도 지금의 역량을 가지고 위기의 한반도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완전히 시대착오적인 현 체제보다는 나을 것이지만. 필자가 과거 여러 번 주장했듯이 한국은 우아한 보수주의가 착근(着根)하기에 힘든 토양을 갖고 있다. 그러나 건전하고 우아한 보수주의를 키울 노력은 해야 한다. 그런데 보수주의를 배양하기는커녕 건전한 자유 우파세력을 세우는 것도 역부족으로 보일 만큼 한국의 우파는 철학과 전략의 부재(不在)를 노정(露呈)하고 있다.

그리고 정치권은 물론이고 소위 우파시민사회의 인적 구성도 한심할 정도로 취약하다. 일단 우파사회에서는 너무나 많은 엉터리들이 활개 치고 있다. 세상의 어떤 시민 사회가 이토록 저질적인 인적 구성을 갖고 있단 말인가. 이 판에 끼어들어 돈벌이 등 자기 이익을 취하기 위해 미친 듯이 동분서주하는 생계형 우파들이 창궐하고 있다. 이들이 위험한 이유는 원칙과 철학이 아닌 자기 이익이 이들 행동의 추동(推動)요인이기에 언제든지 표변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소위 우파인사들이 하루아침에 자기 이익 또는 생존 때문에 변절·배신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그러고도 이들이 계속 우파사회에서 활동할 정도로 한국 우파 내에는 자정(自淨)기능이 상실돼 있다.

소위 ‘브로커’, ‘사기꾼’, ‘배신자’, ‘악성 전과자’, ‘양아치성 모리배‘, ‘청부업자’ 등이 명함을 버젓이 내밀고 시민 사회를 혼탁하게 해도 이것을 조정할만한 리더십(leadership)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일단 상당수 오피니언 리더들의 판단력과 예측능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현실을 너무 안이하고 단순하게 보다 보니 제대로 된 냉철한 판단을 할 수가 없다. 제대로 된 판단이 없으니 여러 현안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방안이 나올 리가 없다. 의사가 진단을 잘못하는데 처방과 치료가 제대로 될 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끝없는 오판과 잘못된 예측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희망사항이 예측이 되면 절대로 안 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주 다수 우익 인사들은 자기들의 희망사항이나 당위론을 현실적인 예측이라고 착각하는 희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소위 우파 카톡방에서 나도는 터무니 없이 긍정적인 예측들은 이제 읽기도 지겨울 정도다. 이들의 예측에 맞았다면 북한은 이미 예전에 북폭으로 수십 번 망했고 김정은은 저세상 사람이 됐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예전에 붕괴(崩壞)됐고, 이 정권에서 온갖 악행을 거듭한 사람들은 이미 죽은 목숨이거나 감옥에 갇혀있어야 한다. 또한 황당하기 짝이 없는 가짜 정보들이 나돌아다녀도 그것을 걸러낼 능력도 부재하다. 좌파들이 우파를 조롱하기 위해 만든 미국의 CSIS(국제전략연구소)의 “솔리움 마키나 연구원장(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인물)”과의 가짜 인터뷰 기사는 온갖 허구의 인물과 정보로 가득 찬 위조문서인데도 무려 3년 여를 우파 소셜미디어(소위 SNS)에 돌아다니고 있다. 오늘도 필자는 이 한심한 문건을 카톡방에서 또 봐야 했다. 게다가 이런 황당무계한 허구를 알만한 분들이 여기에 현혹돼서 이 글을 마구 돌리는 것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어떤 소위 '논객'의 모든 예측은 그야말로 현란하게 틀려 나갔다. “2016년 20대 총선 자유한국당 압승”부터 시작해서 “박근혜 탄핵, 헌법재판소에서 압도적 부결”을 거쳐 “홍준표 후보, 대통령 선거에서 넉넉한 승리” 예측에 이르기까지 (글로 했건 말로 했건) 이 논객의 수 많은 장담들은 정말 하나도 맞은 것이 없었다. 그의 장담을 다시 보기 위해 글들을 찾아보면 창피해서 다 삭제가 됐는지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일부러 틀리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니 “좌파의 세작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받기도 한다. 이런 수준의 식견과 판단력을 갖고 분석이 모조리 틀리고 “답 사이로 막가”라는 비아냥까지 들어도 건재할 수 있는 게 한국 우파사회다. 그 정도로 수준이 낮고 질서가 없다는 얘기다.

얼마 전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동을 성사시킨다는 브로커들의 언행이 화제에 올랐다. 이들은 간 크게도 황교안 대표와 한국의 국회의원들, 트럼프와 미국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등을 초청장과 언론 보도자료에 박아넣고 마구 돌렸다. 필자는 그 초청장과 보도자료를 하도 많이 받아 거의 다 외울 정도다. 그러나 결과는 미국 측 브로커의 지역 하원의원 한 사람과 그 외 사람들만 참석하는 조촐한 행사로 귀결됐다. 이런 대형사고를 쳐도 거기에 대한 페널티는 전혀 부과되지 않으니 이런 청부업자들의 행각은 더 대담해지고 더 황당해진다. 이런 것에 대한 자정 능력을 상실한 한국 우파에 미래는 없다. 우익 내의 그 반대편에는 아무런 대안 없는 극단주의적 또는 공상적 주장이 난무하기도 한다. 소위 생각 없는 탈레반 형 우파의 존재도 한국 우파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

더군다나 상당수 한국 우파의 구성원들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가 아닌 NO Action Talk Only의 준말), 즉 말만 많고 행동은 없는 식물형 인사들이다. 한국의 좌파는 이렇지 않다. 게다가 조폭 집단의 의리라도 갖고 있는 좌파와는 달리 한국 우파의 많은 이들은 의리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용기와 끈질김도 없고 비겁하기 짝이 없다 보니 좌익이 만만히 여기기 십상이다. 물론 우파에도 냉철한 판단력과 의리, 그리고 용기를 겸비한 분들이 일부 존재한다. 그러나 압도적 소수이다. 또 다른 희망은 유튜브 공간에서 맹렬히 활동하는 일부 젊은 우파들의 높은 식견과 설득력이다. 나는 이들에게서 한국 우파와 한국사회 자체의 미래를 본다. 그러나 다른 소위 우파 유튜브 방송의 수준 낮은 선동적 내용은 필자를 다시 절망에 빠지게 한다.

바른미래당 등 현 정권의 3중대 역할을 하는 정당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등 야권이 보여주는 자기혁신의 노력은 너무나 미약하다. 지금 얼마 되지도 않는 자기 기득권을 지키려고 혈안이 될 때가 아니고 뼈를 깎는 자성과 변신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데도 말이다. 얼마 전 한국당을 탈당하고 애국당에 입당한 홍문종 의원이 “자결하고 싶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만류해서 못했다”는 발언은 현 야권의 수준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3류 신파극보다 더 '비장한' 얘기이지만, 이런 발언이 일부 통할 수 있는 분위기도 있기에 홍 의원은 이런 얘기를 한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기 쉽다는 사실도 이런 허탈한 행동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최근 우파권에 많이 도는 페이크뉴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관련된 것이 많다.

“오늘 UN 인권위에서 박근혜 대통령님과 우00기자님이 유엔인권상 공동수상하시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 (만세!!).

“오늘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무죄석방일을 0월0일로 통보했는데, 북과의 회담 등의 이유로 X월 X일에 무죄석방하기로 됐다. 문죄인, 이제 넌 아웃이다.”

솔직히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믿는 사람들은 국제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텅 빈 머리의 소유자라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이런 페이크 정보들은 오늘도 끊임없이 우파사회를 유령처럼 자유롭게 배회한다. 이런 페이크뉴스를 우파권 SNS나 일반 인터넷에서 자주 보면 정말 필자는 '자결을 하고 싶은 심정'이 된다.

민주당과 민노총의 공동정권인 현 체제는 결국 자기모순으로 나라를 내외적인 어려움에 처하게 하고 처참하게 무너질 것이다. 이 체제에서 광분했던 주역들은 거기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이미 다 망가진 한국사회의 시스템, 특히 법치와 사법정의의 회복은 치유불가능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 결국 권력은 자연스레 우파에게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역량이 없는 가운데 공짜로 얻는 정권의 비극이 어떻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현 문재인 정권이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 우파는 정치계이건 시민 사회건 현 상태에서 벗어나 몇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그럴 조짐이 안 보인다. 이미 죽은 한국 우파는 한 번 더 꼭 죽어봐야만 그때서야 정신을 차질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경우 한국 우파의 미래는 없고, 자연히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을 것이다.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 (명지대 교수, 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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