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소파・김치냉장고・세탁기・건조기・TV 등 대부분 제품 바꿔..."예산 낭비" 지적하자 대법원 "낡은 물품 교체"
김명수 가족은 모두 법조인...본인과 자녀는 모두 "법관윤리강령을 준수하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마음가짐" 선서한 판사

2017년 대법원장 임명 후

지난 4월 가족들의 ‘공짜 사용’ 논란이 있었던 김명수 대법원장 공관에 대한 추가 비판이 제기됐다. 김 대법원장이 취임한 뒤 1년간, 공관 내 ‘낡은 물품’을 바꾸느라 5911만원을 썼다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2017년 12월13일부터 지난해 12월26일까지 1년간 5911만원을 공관내 총 53가지 물품을 사는 데 썼다. 전임 대법원장이 쓰던 물품들을 조달청에 반납하고 새 물건을 사 교체하는 식이었다.

이 ‘낡은 물품’ 교체는 김 대법원장이 공관에 들어가기 1주일 전인 2017년 12월14일부터 시작됐다. 시작은 220만원어치 식탁 네 개였다. 이후 소파 네 개에 656만원을 지출했다. 이어 김 대법원장 측은 김치냉장고 165만원, 세탁기 176만원, 건조기 135만원, TV 297만원, 커피메이커 195만원, 믹서기 84만원, 저출력 심장충격기 215만원 등의 지출을 했다. 공관 유지 및 관리에는 혈세가 투입된다.

자료를 공개한 주 의원은 “김 대법원장이 국민 세금으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쓰던 집기를 모두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달청에 반납한 물품 중에는 2013년에 구매한 식탁, 탁자 등도 있어 예산 낭비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법원은 “기존 물품 중 사용 기간이 지나 낡은 물품을 교체한 것(이며) 세탁기 등 일부 가전제품은 잦은 고장으로 수리할 수 없었고, 커피메이커 등은 공관 만찬 행사용으로 구입했다” 등으로 해명했다.

김 대법원장 공관에 관련한 비판 제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는 김 대법원장의 아들인 김한철 전주지법 판사 부부(아내는 한진그룹 사내변호사인 강연수 씨)가 서울 강남의 10억원대 이상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대법원장 공관에서 무상으로 살았다는 내용이 지난 4월 보도된 바 있다. 김 대법원장은 2017년 7월 대법원장에 임명된 뒤, ‘시설 노후’ ‘외빈 초청’ 등을 이유로 세금 16억7000여만원을 사용하는 공관 리모델링을 지시하며 손자들의 놀이터까지 만들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 가족은 ‘법조인 가족’으로 유명하다. 본인과 자녀는 모두 ‘판사’다. 지난 4월 공관 공짜 사용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아들 김한철(33)은 전주지법 판사이고 며느리 강연수(32)는 한진그룹의 사내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딸 역시 대구가정법원에서 근무하는 김정운 판사(34)이고, 사위는 이세종 부산지검 검사(37)다. 대한민국 판사 선서에는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하고, 법관윤리강령을 준수하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마음가짐으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는 내용이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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