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의 방문 거부에 한국당 "軍의 거부는 국회에 대한 거부이자 국민에 대한 거부"
"軍이 15일 기자들에게 보낸 北목선 관련 메시지 배후에 靑 있었다"..."靑의 메시지 자체가 조작된 것"
삼척항 주민들 허술한 경계태세에 지역 불안감 증폭

 

자유한국당이 23일 북한 목선 귀순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로부터 방문 요청을 거절 당한 가운데, 24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강원 삼척항 현장을 방문해 "이번 사태는 은폐 수준을 뛰어넘은 국방 게이트"라며 청와대와 군 당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국당 백승주 의원도 24일 펜 앤 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삼척항 방문을 통해 정부와 군 당국이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17일 허위 보고를 한 사실관계를 밝혀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한국당에게 회신한 방문 거절 고문(백승주 의원실 제공)

자유한국당은 북한 주민 4명이 목선을 타고 NLL을 침범해 강원 삼척항에 상륙한 귀순 사건을 조사하는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지난 21일 부대 방문을 국방부에 공식 요청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23일 팩스를 통해 한국당에 회신한 공문에서 "검토 결과 부대 방문이 제한된다"라고 했다. 국방부는 "지난 20일 북한 소형 목선 상황과 관련해 육군 23사단과 해군 1함대 사령부를 대상으로 합동 조사를 실시 중에 있다"며 "현재 국방부 차원의 합동조사를 실시하는 상황에서 당의 진상조사단이 현장 확인을 실시하게 된다면, 성어기 경계작전 강화 지침에 따라 임무수행 중인 장병들의 군사대비태세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사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어 "현재 진행 중인 합동조사의 경계작전 및 장병 사기 등을 고려, 차후 국회 국방위원회 차원에서 공식적인 방문 요청이 있을 경우 지원해 드릴 수 있음을 정중히 협조드린다"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펜 앤드 마이크와 인터뷰에서 "경계태세에 부담을 준다는 말은 위험한 논리고 위험한 거짓말이다"라며 "국방부가 거절 이유로 (한국당 방문이) 사기를 저하시키고 경계태세에 부담을 준다고 한다. 그 말은 국회 국방위원회의 방문은 군에 도움이 되고 한국당의 방문은 정반대가 된다는 뜻인가? 이런 구차한 변명을 하는 것 자체가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것이다. 국방부는 국회를 모독하고 국민을 모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당 김성찬 의원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군의 이런 식의 거절은 의혹을 더 증폭시킬 뿐이다. 군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삼척항 방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삼척항 방문

한편 24일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진상조사단과 오전 9시 삼척 해양경찰 파출소를 방문해 북한 목선과 관련한 브리핑을 듣고 "이번 사태는 은폐 수준을 뛰어넘은 '국방 게이트'라며 청와대와 군 당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한국당 진상조사단을 맞아 15일 초동 수사에 나섰던 삼척 파출소의 오 모 경사는 "이상한 점은 선내 주변이 좀 깨끗했던 것"이라며 "조업을 하다 옷을 갈아입은 것인지 어땠는지는 묻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파출소 방문 후 "현장에 와 보니 우리 안보에 구멍이 뻥 뚫렸다"며 "안보의 완전 해체를 넘어 모든 것이 은폐 조작된 것이 드러났다. NLL을 넘어 남하했다는 국방부 발표와 달리 삼척항에 (기획) 입항했다는 것이 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진상조사단, 삼척항 관련 해경 파출소 방문
자유한국당 진상조사단, 삼척항 관련 해경 파출소 방문

한편 이날 나 원내대표와 함께 삼척항을 찾은 백승주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초에 15일 오후 2시쯤 해경이 SNS로 기자들에게 공지했다는 보고서도 정부의 지시 하에서 작성된 것이었다. 15일 오후 2시쯤 해경이 SNS 메시지로 기자들에게 북한 목선 관련 사실을 전했는데, 오늘 해경 관계자와 면담을 통해 정부의 지시를 통해서 SNS메시지가 전달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에 정부는 은폐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애초에 메시지 자체가 정부에 의해 조작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누구보다 삼척항 주민들이 재조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북한 목선에 탄 4명의 행색이 절대 열흘이나 배를 탄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고 했다. 귀순하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고도 했다. 게다가 군 경계망이 이처럼 허술하다면, 북한이 얼마든지 삼척으로 무장공비를 보낼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삼척 주민들은 마음 놓고 어선을 타고 나갈 수 없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해양수산부 지부를 통해 북한 목선이 자연스럽게 삼척항으로 입항하는 동영상을 봤다. 하지만 이미 15일 합참 고위 관계자, 청와대 안보실 등에서 보고 갔다고 한다. 사실관계를 이처럼 잘 알면서도 군은 왜 17일 브리핑 때 (북한 목선)이 '표류하다 떠내려왔다'고 발표했고, 어째서 정부는 그것을 묵인했는가? 모두 우리가 국정조사를 통해 풀어야 할 의문들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김성찬 의원도 펜 앤드 마이크와 인터뷰에서 "이번 목선 사건에선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많다. 오히려 북한 목선을 직접 목격한 우리 어민들이 정부와 군 당국의 발표를 불신하고 있다. 정부는 야당이 입만 막으면 조용히 해결될 거라 믿고 있는데, (이번 사건에서) 의심과 의혹이 있는 부분들을 해명하고 질책 받을 건 받는 게 올바른 국정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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