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묶인 서울시 재개발, 재건축… 2~3년 안에 공급절벽 온다
꽁꽁 묶인 서울시 재개발, 재건축… 2~3년 안에 공급절벽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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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건축, 재개발 희소해지며 아파트 공급 줄어...분양가 통제에 따라 '후분양제' 단지까지 늘며 공급 더 위축
'갈아타기' 장세로 다시 강남으로 몰리는 수요자... 공급 바닥으로 선호 아파트 값 더 오를 가능성 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신고가 아래 급매물들이 나왔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일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는 실수요가 상당함에도 정부와 서울시 정책에 의해 개발사업들이 잇달아 차질을 빚으며 공급지연이 가시화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시 아파트 공급계획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2~3년 내로 공급절벽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건축심의를 반려했다. 상가와 공장이 많아 성수 1, 3, 4지구에 비해 조합 설립이 늦어지고 있는 성수 2지구가 '일몰제' 적용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성수 2지구 추진위원회가 밝힌 조합설립 동의율은 66.5%다. 동의율 75%가 넘어야 조합설립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성수 2지구는 내년 3월까지 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면 정비구역에서 해제된다. 이렇게 되면 성수 1지구 재개발조합이 50층으로 짓겠다고 계획한 아파트 단지 건설이 중단된다. 

서울시는 공문에서 "시·구·전문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성수 4개 지구 중 1개 지구만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도로 공원 학교 등 기반시설이 완결성 있게 조성되도록 하는 계획을 도출하겠다"며 "기존 가로망, 도시 조직, 지역 자산을 고려한 계획 방향을 제시하는 등 보완 방안을 검토해 통보할 예정"이라고 사업 지연을 확정했다.

'일몰제'는 정비계획 수립 후 2년 안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하거나 추진위 승인 이후 2년 이내 조합설립 인가 신청이 이뤄지지 않을 때 적용하는 제도로 서울시가 강력 추진하고 있는 재개발 규제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증산4구역 정비구역 해제안을 가결했다. 증산4구역 정비구역은 은평구 증산동 일대 17만 2932㎡로 수색·증산뉴타운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곳이었다.

내년 3월까지 서울 내 재건축 23곳, 재개발구역 14곳 등 총 37곳이 일몰제 적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는 빈 땅이 없어 재개발, 재건축으로 새 아파트를 공급 할 수 밖에 없다"며 재개발 절차를 모두 통과한 소수의 재개발 사업예정지와 신축 아파트 단지로 수요가 더 몰릴 것을 예상했다.

재개발 사업 뿐 아니라 건설사들이 정부 규제로 인해 재건축 물량 분양시기를 크게 늦춰 아파트 공급이 더욱 준다. 최근 신반포3차, 반포경남 아파트 등을 통합 재건축하는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 원베일리는 결국 '후분양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후분양제'를 도입하면 주변 시세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분양가를 강제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규제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건설사들이 아파트 건설을 80% 이상 마친 뒤 싯가대로 분양가를 책정하겠다는 것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강남 재건축 규제를 완화할 뜻이 전혀 없음을 지난 12일 서울시의회 시정질의에서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재건축을 통한 서울시 신축 아파트 공급도 몇 년 내로 늘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자 강남 집값 상승부터 탄력이 붙었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연초만 해도 14억원 중반대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엔 17억원 선을 회복했다. 호가는 17억5000만원까지 나온다. 10년이 안된 강남권 신축 아파트들이 오르는 것이다.

24일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와 서울시는 늘 투기 수요라고 말하지만 1가구1주택자들의 '갈아타기'가 대부분"이라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강북 뉴타운 신축 아파트들이 10억을 훌쩍 넘기자 이를 팔고 강남으로 이주하려는 수요라고 설명했다.

서울 내에서 좋은 아파트를 찾아 이주하는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알아보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가격이 껑충 뛰었다. 23일 압구정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현대7차' 전용면적 144㎡가 이달 31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 고점 대비 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1억3000만원가량 뛰었다. 호가 역시 계속 뛰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서울 내 정비사업이 막혀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지난 14일 건설산업연구원이 연 ‘도심 공간 가치 제고 전략 모색’ 세미나에서 허윤경 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 규제로 신축 5년 이내 아파트가 2017년 기준 18만1000가구로 2005년(35만4000가구)보다 절반가량 줄었다고 분석했다. 또 2010~2019년 연평균 서울 아파트 준공은 3만1239가구로 2000~2009년(5만6740가구)보다 44.9%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몇 년 내로 공급절벽이 오면서 서울 아파트 값이 걷잡을 수 없이 오르리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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