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부터 '수배'한다더니 이날은 고소고발장 제출해..."폭식투쟁으로 세월호 참사 304명 명예 심각하게 훼손"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공식 개관한 소위 ‘세월호 기억·안전 전시공간’ 모습. (사진 = 김종형 기자)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공식 개관한 소위 ‘세월호 기억·안전 전시공간’ 모습. (사진 = 김종형 기자)

북한 김정은을 찬양하는 친북(親北) 단체와 연대한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한 세월호 유족 단체가 2014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폭식투쟁’ 참가자를 두고 ‘가해자’라 주장한 데 이어, 검찰 고발까지 하고 나섰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폭식투쟁’을 벌인 성명 불상의 다수 참가자들을 모욕죄로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고소, 고발장을 냈다.

세월호 유족 측이 지적하고 있는 ‘폭식투쟁’은 2014년 8월31일부터 9월7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당초 ‘자유대학생연합’이 “정치적 행사가 점철된 광화문광장을 다시 시민에 돌려주자”는 목적을 내걸고 주최했지만, 퍼포먼스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단식을 벌이고 있는 몇몇 세월호 유족 측 앞에서 각종 배달음식을 먹는 등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퍼포먼스 와중 좌파 단체와 충돌하거나, 일부 회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음성을 합성해 만든 음악을 재생하며 비판이 일기도 했다.

세월호 유족 측은 앞선 지난 18일부터 SNS 등을 통해 폭식투쟁 참가자들을 ‘수배’한다는 글을 게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광장에서 음식을 먹은 당시 퍼포먼스가 희생자와 유가족, 시민들을 조롱하고 모욕한 행위라는 주장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해당 퍼포먼스에 참가한 사람을 특정할 수 없을 뿐더러, 음식을 먹는 행위 자체를 문제삼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유족 측이 주장하는 ‘모욕’ ‘조롱’ 등 혐의가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유가족 측 발언자는 이날 “폭식투쟁으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 이런 패륜적인 행위로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입은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폭식투쟁을 기점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진상 규명 요구를 공격하는 여론 조작이 광범위하게 시작됐다. 일베 등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고소가 304명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상식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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