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건양대 교수
김태우 건양대 교수

김태우 건양대 교수(전 통일연구원장)는 21일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 필요성에 의해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전형적인 외교게임”이라며 “현재로서는 김정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결과에 대해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의 패권 질서에 대항해 북중 협력과 결속을 강화하기로 밀담(密談)을 나눴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날 펜앤드마이크(PenN)와의 인터뷰에서 “재선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 비핵화에 대한 ‘빅딜’ 입장은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북중 간 ‘(미국에 대항해) 버티자’는 밀담이 오갔다면 북한 비핵화 문제는 더욱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다음은 펜앤과의 일문일답이다. 
 

-북중 정상회담 어떻게 보셨는가?

양국의 필요에 의해서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전형적인 외교게임이다. 북한은 중국을 끌어들여서 (비핵화 협상에서)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고 한다. 중국은 북한을 끌어들여서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고 한다. 이번에 갑작스럽게 북중 정상회담이 열리게 한 추동력은 미국이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며 중국 기업에 대한 압박, 군사적 포위 등 미중 수교 40년 역사상 최강의 압박을 중국에 가하고 있다. 큰 그림에서는 패권전쟁이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크게 두 가지 해석이 있다. 하나는 시진핑이 김정은을 설득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복귀하도록 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중이 미국에 공동으로 대항해 단계적 비핵화 추진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는 것이다. 어느 쪽에 동의하는가?

양쪽 가능성이 다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단언할 수 없다. 중국은 미국에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겉으로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긍정적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김정은과 시진핑의 밀담(密談)이다. 북중은 미국의 전 세계적 포위망에 대항해 협력과 결속을 강화하기로 은밀히 결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앞으로 미국의 반응은?

재선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 비핵화에 대한 ‘빅딜’ 입장은 바꿀 수 없을 것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중국이 주장하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에 조금이라도 양보를 한다면 본인의 정치적 입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국민들도 북한에 여러 번 속았기 때문에 ‘빅딜’에서 물러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중국도 북한문제에 있어 정치적 입장을 바꿀 것 같지 않다. 중국은 이미 ‘쌍중단(북핵 미사일 시험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동시 중단)’ 목표를 달성했다. 그동안 중국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이중적 태도를 보여왔다. 공개적으로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동참하지만 비공개적으로는 석유를 제공하고 선박 간 밀수를 방조하면서 북한 정권의 생존을 도왔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미중 패권 대결 구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완전히 내칠 수 없다. 따라서 북중 정상회담이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와 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추동력을 발휘할 수는 있겠지만 북한 비핵화는 전혀 무관하다고 본다. 오히려 북중 간 ‘(미국에 대항해) 버티자’는 밀담이 오갔다면 북한 비핵화 문제는 더욱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

 

-조만간 3차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될까?

‘조만간’ 열릴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북중 정상회담이 앞으로 미북 정상회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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