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정권, 인신매매 통해 범죄자금 마련”

미국 국무부가 북한을 17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다. 미 국무부는 평양에서 김정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열린 20일(현지시간) 북한을 최하위 3등급으로 분류한 ‘2019년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어린이 노동, 강제동원 노역, 해외 노동자 착취 등을 일삼는 인신매매 후원국”이라며 “북한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관리들은 지속적으로 인신매매를 장려하고 이들에 의해 체계화된 강제노역은 정치적 압력 수단의 일부이자 경제체제의 기둥”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한정권을 강하게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정권은 자국민을 국내와 해외 강제 노역으로 내몰고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범죄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 현재 북한의 해외 외화벌이 노동자는 9만여 명이다. 대다수가 중국과 러시아에서 노역을 하고 있다. 외화벌이에 동원된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 러시아 등 해외 각지에서 하루 평균 12~16시간 근무에 시달린다. 이들은 한 달 동안 불과 1~2일밖에 쉬지 못한다. 북한정권은 이들 월급의 70~90%를 갖가지 명목으로 뜯어가 연간 수억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인다.

또한 보고서는 현재 약 8~12만 명이 정치범수용소에서 강제노역에 동원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폭력과 고문, 의료 지원 부족,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 수용자의 경우에는 성적 학대를 당하기도 한다. 그밖에 학교에서 교장과 교사들이 어린 학생들을 건설 현장으로 보내고 지역 정부로부터 수수료를 챙기기도 한다.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 실태도 보고서에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여성과 소녀들은 인신매매범들에 의해 중국 내 집창촌으로 팔려가거나 인터넷 성매매에 넘겨진다. 중국남자와 강제결혼을 당하거나 술집에서 강제노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중국 공안에 발각돼 북송당할 경우 처형될 것을 우려해 인권침해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 국무부는 “전 세계적으로 2490만 명이 인신매매의 피해자”라며 올해는 북한 외에도 중국, 러시아를 인신매매 최하위 등급 국가로 지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들 국가들을 향해 “만약 인신매매범들을 단속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해당 국가들을 단속할 것”이라며 “이번 보고서는 그런 미국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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