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하러 자리 뜬 김연철 향해 "김연철 축사만 하고 다닌다"고 비난한 정세현
축사하러 자리 뜬 김연철 향해 "김연철 축사만 하고 다닌다"고 비난한 정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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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통일안보 분야 고문격 원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더딘 대북제재 허물어뜨리기에 격분하면서 대통령 아닌 참모 탓해
20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축사만 하고 자리 뜨는 일 발생하자 "내가 장관이었을 땐 축사할 시간도 없이 일해"
정작 김 장관은 이날 저녁 통일 관련 미술전시회 개막식 참석해 축사... "이 미술전이 평양에서도 열리기를" 기원
일각에선 정 장관이 몸이 달은 것을 두고 '왜 이러나' 반응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겨냥해 "축사만 하고 다닌다"며 꾸짖은 20일 저녁 김 장관은 종로구 인사동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19주년 기념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안보 분야 고문격인 전직 통일부 장관이 대북지원 및 교류가 미진하자 격정적으로 현 정부를 비난한 가운데 현 내각의 장관이 아랑곳 않고 미술전시 참석 일정을 소화한 것이 미묘한 대조를 이뤘다.

21일 일각에선 정 전 장관이 왜 이렇게 '속도전'을 강조하며 대북제재를 무너뜨리고 보자는 식으로 현 정부를 성토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19주년 기념 특별토론회'에 참석한 정 전 장관은 "중국 때문에 남북미 3자 구도였던 북핵 협상이 4자로 바뀔 수 있다. 판이 커진 만큼 통일부에서 대책을 세워야 할 문제"라며 통일부의 적극 대비를 주문했다. 

그런데 정 전 장관은 "이번 정부 참모들은 대통령의 발목을 너무 잡는다"며 현직 관료들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한반도 운전자론에서 한반도 미국 결정자론으로 끌려간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잘못이 아닌 참모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정 전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축사만 하고 떠난 김 장관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통일부에서 축사를 하는 건 비정상이다. 내가 장관이었을 때는 축사할 시간도 없었다”면서 "김 장관이 어제 포럼에 와서도 축사를 했다. 통일부 장관이 축사만 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 했다.

통일부 집계를 인용한 21일자 동아일보에 따르면 지난 4월 8일 취임한 김 장관은 이날까지 사흘 반 정도에 한 번꼴로 21회 외부 연설(축사, 기조연설 등)에 나섰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날 정 전 장관 발언 이후에도 김 장관은 오후 5시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19주년 기념전'(전시기간, 6월 19일~6월 25일)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사)평화한반도문화인회의가 주최한 이날 통일 관련 미술전은 6.15남북공동선언 19주년 기념전 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통일부, 한국관광공사와 국립공원공단 등이 후원 및 협찬했다.

이날 오후 개막식이 되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누이인 유시춘 EBS 이사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김응용 전 야구감독 등이 모여들었다.

좌측부터 김연철 장관, 김홍걸 의장, 김응용 전 야구감독
좌측부터 김연철 장관, 김홍걸 의장, 김응용 전 야구감독

6.15 남북공동선언 19주년을 맞아 미술계도 정관계에 호응해 관련 전시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축사에서 "정부는 화해와 공존, 신뢰의 6.15 정신을 기억"하겠다고 밝힌 뒤 대북교류에 계속 힘쓸 것을 약속했다.

끝으로 김 장관은 "이번 전시회에 선보인 작품들은 향후 평양에서 선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정부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닮은 남아를 출산하는 장면, 군복 입은 사내에 붙잡힌 허수아비 등으로 표현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홍성담 작가의 그림도 전시됐다.

홍성담, '골든타임-외과의사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서 거수경례를 하다', 2012.
홍성담, '골든타임-외과의사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서 거수경례를 하다', 2012.

21일 일각에선 정 전 장관이 현 내각의 참모를 지엽적으로 비난하면서까지 대북제재를 허물어뜨리라고 추동하는 것에 비판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주필은 20일 저녁 "정세현의 망언은 문재인 대통령의 속셈이 아닌가"라며 이날 소동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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