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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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미 재무부가 대북제재를 위반한 러시아 금융회사를 전격 제재했다. 3개월만의 첫 미국의 독자 제재다.

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 금융회사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를 미국의 독자 대북 제재 대상에 지명했다. ‘북한 김씨 정권의 핵 프로그램 개발 자금 확보를 위해 세계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도록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가 외환을 거래할 수 있는 비은행 신용기관 자격을 얻자마자 북한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단둥 중성 무역회사와 조선아연공업회사의 대표에게 다수의 은행계좌를 개설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인 ‘단둥 중성 무역회사’는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무역은행(FTB)이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통제하는 기관으로 알려졌다. 조선아연공업회사는 북한산 아연을 불법 수출한 혐의로 이미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OFAC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인 북한기관들은 김정은 정권의 핵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 창출을 위해 국제금융체제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행정명령 13382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재에 따라 러시아 파이낸셜 소사이어티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들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미국 정부가 의미하는 ‘미국인(U.S. Person)’에는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외에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외국 기업도 포함된다.

OFAC은 제재 대상 북한기관들이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로부터 이러한 금융 지원을 받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조선무역은행의 모스크바 대표 한장수를 지목했다. 한장수는 지난 2017년 3월 31일 조선무역은행을 직간접적으로 도움 혐의로 미국의 독자 제재 명단에 올랐다. 한장수와 조선무역은행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1718을 위반한 혐의로 유엔 제재 명단에도 올랐다.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는 가장 최근의 미국 대북 제재 명단에 오른 회사다. 앞서 미 재무부는 2018년 8월 한장수를 대신해 중요 거래를 체결하거나 촉진한 혐의로 러시아 아그로소유즈 상업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시걸 맨덜커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차관은 이날 성명에서 “재무부는 러시아 등 북한과의 불법 거래를 촉진하는 개인과 기업에 대해 미국의 기존 제재와 유엔 제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에 국제 금융시장 접근을 알선하기 위해 미국 당국을 교묘히 피하려는 시도를 하는 이들은 중대한 제재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트위터에 ‘오늘 미 재무부는 현행 대북제재에 대규모 제재를 추가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추가 제재의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힌 이후 3개월 만에 미국이 다시 제재 강화쪽으로 돌아섰다는 지적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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