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제조업 4강을 목표로 국민소득 4만불 시대 열겠다"
제조 기업들 각종 규제와 법인세 인상 등으로 줄줄이 해외로 이탈하는 현실
전문가들 "근본적인 문제 외면하고 장밋빛 전망만 제시해"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안산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안산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국내 제조 업체들이 해외로 이탈하는 추세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경기 안산시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정부는 2030년 '제조업 4강'을 목표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강력히 추진해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펜 앤드 마이크의 취재에 따르면 정작 개선해야 할 취약점은 놔둔 채, 文정부의 희망사항만 나열한 선포식이었다는 게 20일 밝혀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르네상스는 '혁신'과 4대 추진전략을 목표로 한다. 그 세부내용을 보면 ▲스마트화·친환경화·융복합화로 산업구조의 혁신 가속화 ▲신산업을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육성 및 기존 주력산업은 혁신을 통해 탈바꿈 ▲산업생태계를 도전과 축적 중심으로 산업생태계 전면 개편 ▲국내 투자에 대한 지원 대폭 강화 등이 제시됐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계획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성이 떨어지고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기업들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지 않고,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 찬 계획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크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제조업 분야의 기업들이 줄줄이 해외로 이탈하는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알기 쉽게 수치로 보이면 제조업 분야 해외직접투자(FDI)는 올해 1분기 57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38억1000만달러) 대비 140.2%가 증가했다. 이는 금액으로 따지면 33억8800만달러로, 전체 증가 폭(43억7000만달러) 가운데 4분의 3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제조업 투자 분기 평균(17억달러)과 견줘도 41.5%가 늘어났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한국을 탈출해 외국에 공장을 늘린 게 (해외직접투자)FDI가 증가한 핵심 요인이라는 의미다.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가 각종 규제를 내걸어 기업을 위축시켜 일을 할 수 있는 토양을 황폐화시킨다는 데 있다. 2년간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세계 각국은 법인세 인하 경쟁을 통해 기업을 살리고 있는 반면, 우리는 법인세를 인상해 해외로 자본이 빠져나가고 설비 투자가 위축되고 노동생산성은 하락하고 있다. 거기에 국민들 사이의 반(反)기업 정서까지 심화되고 있다.

제조업 현장 생산 활력을 보여주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지난 2016년 73%를 줄곧 유지하다가 올해 1분기 71.9%로 하락했다.

하지만 이번 文대통령의 르네상스 계획에는 이러한 취약점을 어떻게 고치겠다는 대비책은 전혀 언급돼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반기업정서와 기업입지조건이라는 개선의 과제, 그것을 선결해 놓고 신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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