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회원들과 극우 단체들이 폭식 투쟁이라는 미명 아래 단식농성장과 광장일대 장악...유가족・시민 조롱하고 모욕"
당시 퍼포먼스, 일베 측서 "광장을 다시 시민에 돌려주자" 취지로 열려...논란 있었지만 "모욕적 표현이라 보기 어렵다"

북한 김정은을 찬양하는 친북(親北) 단체와 연대한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한 세월호 유족 단체가 2014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폭식투쟁’ 참가자를 두고 ‘가해자’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폭식투쟁 참가자 관련 제보를 받은 뒤 근거 없는 법적 조치까지 잇는다고 협박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 측은 18일부터 SNS 등을 통해 “2014년 9월 6일,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들과 극우단체들이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광화문 단식농성장에 몰려와 폭식 투쟁이라는 미명 아래 단식농성장과 광장 일대를 장악하고, 단식농성 중이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시민들을 조롱하고 모욕했다”며 “9월 6일이면 공소시효 5년이 되고, 이들의 5년 전 패륜적 만행에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 강력한 수사와 처벌로 우리 사회의 인륜 도덕, 민주주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 폭식 투쟁 가해자 고소·고발을 위해 많은 제보 바란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세월호 유족 측이 지적하고 있는 ‘폭식투쟁’은 2014년 8월31일부터 9월7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 500여명은 “정치적 행사가 점철된 광화문광장을 다시 시민에 돌려주자”는 목적을 내걸고 단식을 벌이고 있는 몇몇 세월호 유족 측 앞에서 각종 배달음식을 먹는 등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다만 퍼포먼스 와중 좌파 단체와 충돌하거나, 일부 회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음성을 합성해 만든 음악을 재생하며 비판이 일기도 했다. 몇몇 좌파 매체에서는 “삼성이 (일베의) 배후일 것”이라는 등의 억측을 내놓기도 했다.

세월호 유족 측은 이 퍼포먼스를 두고 ‘폭식투쟁 가해자’라 비난하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모욕’ ‘조롱’ 등의 혐의는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해당 퍼포먼스에 참가한 사람을 특정할 수 없을 뿐더러, 행위 자체를 문제삼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유우파 성향 법조인인 황성욱 변호사는 19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일베 회원들의) 음식을 먹는 행위가 (유가족 측에 대한) 모욕적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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