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 드러내 '규제의 글로벌화' 요청
정부 규제가 新산업과 기업 탄생 가로막아서야 되겠냐는 지적

출처: 연합뉴스(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출처: 연합뉴스(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18일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아 국경 없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관점에서 기업을 바라봐 달라"고 말했다. 3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이하 GIO)가 정부 규제로 발목 잡혀 新산업분야에서 기업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다.

이 GIO는 이날 한국사회학회와 한국경영학회가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디지털G2 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을 주제로 공동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제외하면 2016년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이후 3년 만에 공식석상에 나타난 것이다.   

이 GIO는 마지막 세션에서 김도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장과 대담을 나누며 "네이버는 미국, 중국 인터넷 제국주의에 끝까지 저항하는 기업으로 남고 있다"는 다소 감상적 호소를 곁들인 뒤 정부의 新산업 규제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나치게 강제하는 풍토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는 이른바 '기업가 정신'이 온전하게 발현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이 GIO는 “우리나라에서는 큰 회사가 나오려고 하면 규제를 하려 한다”며 “기업이 크거나 작다는 것은 글로벌 스케일로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를 '대기업집단(자산 5조원 기준)'으로 지정하면서 각종 규제를 짊어지게 돼 나온 불만으로 풀이된다.

이 GIO는 기업에게 정치적 행위까지 모두 고려하게 하면 산업의 혁신과 성장이 죽는다며 농기구인 '트랙터'에 빗대 이야기했다. 그는 "네이버는 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이라고는 하지만,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큰 게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세계에서 경쟁하기에도 벅찬 트랙터 기술 기업에게 일자리를 잃는 농민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까지 다하라고 한다면 너무 큰 부담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고 기업은 연구개발과 트렌드를 따라가며 몰입"해 중국 등에서 쏟아지는 수 백 조 짜리 비상장기업들과 겨뤄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정부가 국내 기업들을 자국 기준으로 규제하다보면 新산업 성장이 가로막혀 국제 경쟁력에서 밀리게 돼 국가 전반에 이로울 리 없다는 것이 이 GIO의 요지였다. 그는 에둘러 말하지 않고 아예 "회사가 성장하고 커지는 걸 부도덕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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