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단독 보도

김정은이 지난 2월 말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무력 강화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7일 단독 보도했다.

VOA가 16일 입수한 김정은이 북한의 장성과 군관에 전달한 ‘강습제강’에 따르면 김정은은 미북 정상회담의 목적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최후의 ‘핵 담판’을 하려 한다며 ‘세계적인 핵전력 국가’로 인정받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강습제강은 지난해 11월 북한 조선노동당출판사에서 발간한 대외비 문건이다.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3개월 앞두고 배포된 강습제강은 작년 12월 둘째 주까지 대대급 이상 단위에서 특별강습을 진행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강습제강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미국과의 최후의 핵담판을 준비하시는 바쁘신 속에서도 얼마전 인민군대의 주요지휘관들을 가까이 부르시여 지금 미국놈들이 우리의 핵전력에 잔뜩 겁을 집어먹고 어떻게 하나 우리에게서 핵무기를 빼앗아내려고 다음 단계의 협상을 하자고 수작을 걸어왔는데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국대통령과의 최후의 핵담판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조선로동당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결정될 미국과의 핵담판의 결과가 무엇이든 그것은 우리가 만난신고를 다 극복하면서 만들어낸 핵무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세계적인 핵전력국가의 위상을 드높이는 최후의 결과를 얻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인민군대는 대원수님들께서 마련해주신 우리의 만능보검인 핵군력을 튼튼히 틀어잡고 혁명의 수뇌부를 철옹성같이 지키며 세계적인 전략핵국가의 위풍당당한 강군으로써의 위상을 드높이라고 뜨겁게 말씀하시면서 근엄한 눈빛을 보이시였다”고 했다.

김정은은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당과 북한정권의 입장이며 자신의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3월 방송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이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비핵화를 할 것 이라고 6번이나 말했다고 밝혔다.

VOA는 “그러나 비슷한 시기 군부를 대상으로 한 대외비 문건을 통해서는 비핵화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미북 정상회담을 ‘핵담판’이자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첫 걸음’으로 규정하고 핵무력을 더욱 강화해 세계적인 핵 강국 입지를 굳히는 것을 정상회담의 목표로 명시했다”고 지적했다.

강습제강은 이밖에도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거듭 과시하면서 이미 핵과 미사일 관련 기술을 모두 습득했다고 주장했다.

강습제강은 “위대한 대원수님과 경애하는 장군님의 불면불휴의 령도에 의하여 마련된 우리의 핵무력과 전력로케트들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에 의하여 드디여 가장 완전한 높이에서 완성되었으며 이제 우리는 자타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세계적인 핵전략국각가 되었다”고 했다.

북한의 간부 대상 비밀 강연에 정기적으로 참석했던 전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간부 리정호 씨는 17일 VOA에 “강습제강은 북한 지도자의 실제 생각과 계획을 그대로 전달하는 핵심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39호실 대흥총국의 선박무역회사 사장과 무역관리국 국장, 금강경제개발총회사 이사장 등을 거쳐 2014년 망명 직전에 중국 다롄주재 대흥총회사 지사장을 지냈다. 2002년에는 ‘노력영웅’의 칭호를 받았다.

그는 VOA에 “북한 당국 내부의 소식을 계속 전해 듣고 있는데 비핵화가 아니라 오히려 핵무력을 강화하자는 지즘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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