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홍문종 의원, 한국당 탈당 선언...애국당 공동대표로 추대될 예정
홍 의원 "모든 과정을 박 전 대통령과 상의했다“
신상진 한국당 신정치위원장, ‘탄핵 책임론’ 거론하고 ‘현역 물갈이’ 시사
홍 의원과 애국당 행보, 과거 친박연대와 비슷...‘보수 분열의 씨앗’ 될 수도
‘패스트트랙 사태’ 등으로 범여권 뭉치고 있는 상황...보수 분열 현실화되면 ‘개헌저지선’마저 확보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홍문종 의원
홍문종 의원

 

한때 주류였지만 구심점을 잃고 세가 약해진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근혜 신당’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2008년 친이(친이명박)계의 공천 칼날에 맞서 돌풍을 일으킨 친박연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보수 분열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내 친박(親朴)계 핵심으로 알려진 홍문종 의원이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시고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면서 한국당 탈당을 선언했다. 조원진 의원이 대표로 있는 대한애국당은 홍 의원을 영입해 조 의원과 함께 당 공동대표로 추대할 예정이다. 홍 의원과 조 의원은 강성 친박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홍 의원은 전날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당당하게 청와대로 입성할 날이 머지않았다"면서, "제가 공천 못 받을까 봐 당을 나간다고 하는데 굴하지 말라. (한국당의) 수많은 의원이 '언제쯤 탈당하면 좋을까'라면서 제게 물어본다"고도 말했다. 탈당 의사를 지지자들 앞에서 내비친 것이다. 

조원진 애국당 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박 전 대통령을 1호 당원으로 모시고 다음 총선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16일 한 언론을 통해 "가까운 시일 내에 탈당 선언문을 배포하고 탈당계를 제출하겠다"면서 "모든 과정을 박 전 대통령과 상의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앞세워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는 ‘꼼수’라고 비난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을 ‘이삭줍기’로 끌어들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비례 의석을 챙기려 한다는 것이다.    

홍 의원의 애국당 합류를 두고 내년 총선과 관련 현재 당내에서 거론되는 ‘탄핵 책임론’ 및 ‘현역 물갈이론’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상진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은 6월 7일 펜앤드마이크와의 국회 인터뷰에서 탄핵 책임론을 거론하고, 적지 않은 수의 현역 의원이 교체될 것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강성 친박이고 사학재단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홍 의원이 인적 쇄신 대상 우선순위에 오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홍 의원과 애국당의 행보가 과거 친박연대의 발자취와 비슷하다. 친박연대는 18대 총선 7개월 전인 2007년 9월 ‘참주인연합’으로 시작, 친이명박계 주도로 이뤄진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인사들이 합류했고, 당명을 ‘친박연대’로 변경한 뒤 총선에서 14석(지역구와 비례대표 포함)을 얻는 돌풍을 일으켰다. 친박연대는 2010년 한나라당과 합당했다. 조원진 의원은 당시 친박연대 소속이었다. 

홍 의원과 애국당을 중심으로 감지되는 ‘박근혜 신당’ 움직임이 ‘보수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패스트트랙 사태’ 등으로 범여권이 뭉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보수 진영이 분열되고 갈등만 일삼게 되면 선거에서 필패한다는 논리다. 보수 분열이 현실화되면 ‘개헌저지선’마저 확보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차광명 기자 ckm181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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